JKL파트너스 보유 지분 77% 시장에
은행 의존 줄이려는 우리금융 '관심'
"경영권 프리미엄 고려해도 고평가"

JKL파트너스가 M&A 본입찰을 앞둔 롯데손해보험이 누구의 손에 들어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JKL파트너스가 M&A 본입찰을 앞둔 롯데손해보험이 누구의 손에 들어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M&A 본입찰을 앞둔 롯데손해보험이 누구의 손에 들어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보험업 진출을 예고했던 우리금융지주와 몇 개의 사모펀드가 인수 후보 물망에 올랐으나 예상치를 웃도는 희망 매각가에 적극적인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롯데손보의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은 까닭에 인수한 금융지주사에 '효자 노릇'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리라는 의견이 나온다.

1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롯데손보의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는 이달 말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77%의 M&A 본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롯데손보는 2008년 롯데그룹이 대한시멘트로부터 인수했다가 2019년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 소유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에 따라 JKL파트너스로 손바뀜됐다.

롯데손보 매각설이 일자 가장 먼저 거론된 후보는 우리금융지주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2조5167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3조 클럽'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 했던 바 있다.

금융지주사의 보험사 인수는 지주사의 자본을 늘리고 은행권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금융은 순익의 대부분이 우리은행에 달린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은행 계열사 확대 및 강화에 나섰다. 올해 1분기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5.8%로 여타 금융지주보다 높았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우리금융은 우리종합금융에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포스증권과 합병을 진행하고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보험업에도 진출 의사를 밝혔다. 현재 우리금융은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 중 우리금융을 제외한 금융지주 4개 사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가지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도 했는데 업계에서는 이 역시 롯데손보를 인수하기 위함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2월에도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이에 따라 총자본 비율이 개선됐다.

우리금융이 4개월 만에 신종자본증권을 또 발행한 것은 롯데손보 인수로 인한 자금 출혈로 건전성에 타격을 입을 경우를 미리 대비한다고 풀이된다.

우리금융 외에도 몇 개의 사모펀드 기업이 롯데손보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선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롯데손보의 시장점유율은 1.92%였다.

가장 큰 걸림돌은 롯데손보의 낮은 시장점유율에 비해 희망 매각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희망 매각 가격으로 2~3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기준 롯데손해보험의 시가총액은 1조1265억원이지만 JKL파트너스는 77%의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이같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장이 평가하는 적정 매각가인 1조5000억~1조8000억원대 가격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해 보고서에서 “(롯데손보의) 예상 매각가 2조7000억~3조원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모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서는 보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식사 결과에 따라 적정하다고 판단할 가격을 오버페이(과다 지급)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던 바 있다. 임 회장은 거론됐던 롯데손보의 희망 매각가에 대해서도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금액"이라며 선을 그었다.

롯데손보 매각에 사모펀드 기업의 관심도가 크지 않은 것 역시 '높은 가격'으로 설명된다.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파는 방식으로 이익을 남기는 사모펀드가 이미 매각가가 높은 롯데손보의 인수를 결정할 유인은 부족하다.

KB손보, '인수' LIG손보 업고 비금융 순익 1위
롯데손보 MS 2%대 "효자 노릇 당장은 어려워"

금융지주 중 보험사를 인수하고 눈에 띄게 이익을 보는 곳으로는 KB금융지주가 있다.

KB금융은 지난 2015년 6월 LIG손해보험 지분의 19.47%를 6450억원에 인수한 뒤 KB손해보험과 합병했던 바 있다. 당시 LIG손해보험은 손해보험업계 시장점유율 13.8%로 빅4 손해보험사 중 하나였다.
 
KB금융은 당시 LIG손보의 주가에 두 배가 넘는 금액을 지불한 뒤 인수했는데 이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했기 때문이었다.

합병된 KB손해보험은 지난해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중 순익 1위를 달성했다.

KB금융은 지난 2020년 4월 2조2650억원에 푸르덴셜생명보험의 지분을 100% 인수해 KB라이프생명으로 재출범시키기도 했다.

올해 1분기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의 합산 당기순익은 3956억원으로 KB금융 전체 당기순익(1조491억원)의 37.7%가 보험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의 합산 당기순익은 3956억원으로 KB금융 전체 당기순익(1조491억원)의 37.7%가 보험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올해 1분기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의 합산 당기순익은 3956억원으로 KB금융 전체 당기순익(1조491억원)의 37.7%가 보험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우리금융이 롯데손보를 인수할 경우 KB금융과 마찬가지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현재 롯데손보의 시장점유율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생명보험보다 손해보험의 성장 가능성이 큰 상황인 것은 맞지만 기존 (우리금융에) 보험사를 가지고 있던 것도 아니라 당장 (인수·합병된 롯데손보가) 순익을 견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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