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용·설계사용 앱 운영해 접근성 높이고
보험금 지급 속도, 신속·추가소요 4위 이내
매각 걸림돌은 몸값? "회사에는 문제없다"

롯데손해보험이 전용 디지털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우며 영업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전통적인 대면 판매 채널에서 벗어나 모바일 중심의 가입·청구 서비스를 마련한 데다 보험금 지급 속도까지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시장에서는 '중소형사 중 숨은 디지털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보유 지분 매각이 추진 중인 가운데 최근의 디지털 경쟁력 확보 및 다양한 보장성 상품 출시는 매각 성사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소비자 전용 앱 '앨리스'를 통해 보험 가입, 계약 조회, 보험금 청구 등 핵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최근에는 유병력자 전용 건강보험과 자동차보험 등 전략 상품을 출시해 이 플랫폼에서만 단독 판매하고 있으며 연내에는 생활 밀착형 미니보험과 장기보험 상품도 추가 출시될 예정이다.
롯데손보는 설계사 전용 앱 '원더(Wonder)'도 운영하고 있다. 보험설계사 직무가 'N잡러 추천 직업'으로 떠오른 가운데 원더 앱은 보험 입문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에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나만의 닥터'와 업무협약(MOU)를 맺어 설계사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식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전용 플랫폼을 통해 상품 개발부터 판매, 계약 관리까지 모바일 기반의 자사 생태계를 구축 중"이라며 "고객 접근성과 설계사 편의성을 모두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손보는 보험금 지급 속도도 업계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공시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롯데손보의 장기보험 상품 보험금 신속지급에 소요된 기간은 평균 0.47일로 16개 손보사 중 4위를 차지하며 업계 평균(0.69일)을 웃돌았다. 추가소요 평균기간은 10.21일로 업계 2위를 기록했다. 손보사 16곳 중 두 항목에서 모두 4위 안에 안착한 보험사로는 롯데손보가 유일하다.
이와 관련해 롯데손보 관계자는 본지에 "실손의료비 청구 건에 대해 시스템 기반 자동심사 비중을 확대하면서 처리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높였다"고 강조했다.
롯데손보는 자동차보험금도 빠르게 지급하고 있다. 같은 기간 롯데손보는 0.13일 만에 자동차보험금을 신속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업계 4위 기록으로 평균 소요기간(0.25일)의 절반 수준이었다.
한편 롯데손보는 지난해 말 큰 폭으로 실적이 하락했던 바 있다. 연말 기준 K-ICS(신지급여력제도) 비율도 금융당국이 설정한 한도인 150%대까지 하락하며 일시적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매각의 걸림돌은 회계상 수치보다 '몸값'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2조원에 달하는 매각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플랫폼 경쟁력, 고객 접근성, 보험금 지급 시스템 등은 비(非)대형사 중에서는 드물게 갖춘 장점"이라며 "매각 실패가 회사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롯데손보 측은 "장기보장성 상품의 유지율이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 만큼 올해는 경영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