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의 쉘위댄스] (51)
수많은 제자 배출한 댄스스포츠계 대모
댄스 영화 '바람의 전설' 댄스 지도 맡아
댄스스포츠 관련 논문으로 박사 학위도
동호회 운영 당시 회원 강습 맡아 인연

샤리권 원장과 함께 /사진=강신영
샤리권 원장과 함께 /사진=강신영

‘샤리권’으로 명성이 알려진 권금순 원장을 처음 만난 것은 2003년이다. 당시 이성재가 출연한 댄스 영화의 원조 격인 <바람의 전설>의 출연자 댄스 지도를 맡아 한창 날릴 때였다.

내가 '댄스엔조이'라는 댄스 동호회를 만들어 3개월째 되던 때 지도를 맡고 있던 댄스 강사가 갑자기 결별을 선언하는 바람에 매우 당황스러웠다. 그 당시 아지트였던 압구정동에서 가까운 청담동 샤리권댄스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겨우 한 클래스를 끼워 넣는 데 성공해서 아지트를 옮길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샤리권 원장을 직접 만난 것은 그로부터 2달 후였다. 동호회라는 것이 사람만 많지 시끄럽고 곧 없어지는 모임이 많아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직접 만난 다음부터는 동호회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많이 줘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 후 서울 동서남북에서 각각 운영해 오던 동호회 강습을 이 학원으로 집결시키면서 우리는 황금 시간대의 시간을 차지할 수 있었고 우리 회원 중에 열성 회원이 많아 학원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는 등 학원 측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서로 윈-윈이 된 것이다. 당시 내가 <댄스스포츠코리아>라는 댄스스포츠 유일의 잡지 기자를 맡고 있을 때라서 연속 취재 등으로 샤리권 원장을 댄스계에 더욱 널리 알릴 수 있었다.

샤리권 원장은 사교댄스가 사회악으로 억압받던 군사 독재 시절, 우리보다 먼저 댄스스포츠를 받아들인 일본으로 유학 가서 정식으로 배우고 이어서 댄스스포츠의 본산 영국 유학을 통하여 댄스스포츠 이론을 제대로 보급한 한국 댄스스포츠의 대모다. /사진=샤리권
샤리권 원장은 사교댄스가 사회악으로 억압받던 군사 독재 시절, 우리보다 먼저 댄스스포츠를 받아들인 일본으로 유학 가서 정식으로 배우고 이어서 댄스스포츠의 본산 영국 유학을 통하여 댄스스포츠 이론을 제대로 보급한 한국 댄스스포츠의 대모다. /사진=샤리권

그 후 5년쯤 지나 학원이 신사동으로 옮겨가고 내가 동호회장을 그만두는 바람에 왕래가 뜸했다. 그 무렵 원장이 결혼하면서 더 멀어졌다. 내 나름대로는 활동 무대를 옮겨 장애인댄스연맹 일에 코치로 매달렸고 선수로도 열심히 활동할 때였다.

그 후로는 나도 댄스 지도자로서도 활동했지만, 스케줄에 얽매이게 되고 가르치는 것도 시들해지면서 댄스 지망자들을 이 학원으로 보냈다. 믿고 보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인연이 이어진 것이다.

샤리권 원장은 현재 국제 댄스지도자협회 IDTA의 한국 교육은 물론 심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간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했다. 어렵게 영국 유학이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손쉽게 이론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 공로는 크다. /사진=샤리권
샤리권 원장은 현재 국제 댄스지도자협회 IDTA의 한국 교육은 물론 심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간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했다. 어렵게 영국 유학이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손쉽게 이론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 공로는 크다. /사진=샤리권

이 학원이 강남구청역으로 자리를 옮기자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3년의 긴 터널을 지내면서 많은 댄스 학원이 직격탄을 맞아 문을 닫았지만 그래도 이 학원은 살아남았다. 강남 한복판의 비싼 임차료를 견뎌내고 수강생이 격감했는데도 학원을 유지한 것이다.

그 사이에 샤리권 원장은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논산여상 출신으로 한창 젊은 나이에 한국 댄스스포츠계에 입문했다. 사교댄스가 사회악으로 한참 억압받던 군사 독재 시절, 우리보다 먼저 댄스스포츠를 받아들인 일본으로 유학 가서 정식으로 배우고, 이어서 댄스스포츠의 본산 영국 유학을 통하여 댄스스포츠 이론을 제대로 보급한 한국 댄스스포츠의 대모다.

현재 국제 댄스지도자협회 IDTA(International Dancesport Teachers' Association)의 한국 교육은 물론 심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간 수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어렵게 영국 유학이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손쉽게 이론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 공로는 크다. 그래서 '한국 댄스스포츠 계의 대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3년 드디어 한국체육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생리학을 중심으로 한 댄스스포츠 관련 논문을 써서 이학박사가 됐다. 제목이 '댄스스포츠 선수들의 샤리권 스탠다드 루틴 4종목 운동강도 측정'이다. 그만큼 샤리권 학원의 루틴은 한국 댄스스포츠계의 표준 루틴으로 대우받는다.

그리고 실제로 실험을 위하여 가스분석기와 무선 심박기를 이용하여 7커플의 전문 선수를 대상으로 한 연구 통계를 바탕으로 논문을 완성한 것이다. 한국 댄스스포츠 1세대이면서 최고 지성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대단히 중요한 업적이다. 이제부터 할 일이 많다.

댄스스포츠계에서 이 박사 논문의 가치는 크다. /사진=강신영
댄스스포츠계에서 이 박사 논문의 가치는 크다. /사진=강신영

언제나 댄스 이론에 대해 서로 진지하게 토론하는 관계가 좋았다. 댄스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론보다 실기를 내세우므로 이론을 싫어하는 풍토다. 그러나 이론이 받쳐줘야 댄스스포츠계도 인정받는다. 한창 동호회 활동 당시 아름답고 다양한 추억이 많았고 앞으로도 인연은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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