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 쉘위댄스] (50)
신체 접촉은 불가피하지만
절대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
그 선은 수강생 기준이어야

보도에 따르면 유명 라틴댄스 강사 A씨가 수강생 9명으로부터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당했다고 한다. A씨는 바차타를 가르치는 강사로 알려져 있으며, 고소 사건의 제보자들은 A씨가 수업 중에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부적절한 신체 접촉, 노출이 많은 섹시한 의상 요구 등 다양한 행위들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남미 라틴국가에서 성행하는 댄스를 라틴댄스라고 칭한다. 그러나 댄스스포츠에서 체계를 갖춘 룸바, 차차차, 파소도블레, 삼바, 자이브 같은 라틴댄스와 구별하기 위해 바차타는 라틴클럽댄스로 정의하는 것이 맞다. 라틴클럽댄스로는 바차타 외에 메렝게, 살사, 람바다 같은 춤이 있다.

라틴댄스가 선정적이긴 하다. 그럴수록 지켜야 할 매너와 룰이 있다. /사진=강신영
라틴댄스가 선정적이긴 하다. 그럴수록 지켜야 할 매너와 룰이 있다. /사진=강신영

댄스스포츠의 라틴댄스는 경기장이나 호텔 그랜드 볼룸 정도 되는 곳에서 추는 어느 정도 격조 있는 춤이고 클럽댄스는 그야말로 서민들이 이용하는 클럽에서 자유롭게 추는 춤이다.

영화 <더티 댄싱(Dirty Dancing)>을 보면 이해가 빠르다. 클럽댄스가 나오는데 점잖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민망한 춤이다. 여성이 남성의 허리에 올라 타 골반을 마구 비비는 동작이 나온다. 그야말로 서서하는 섹스라고 칭하며 더티하다고 보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문제의 강사는 바차타도 그런 분위기의 춤이니 "꽉 막혔냐", "인생 즐길 줄 모른다"며 수강생에게 무안을 줬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그렇게 췄다면 일종의 볼거리로 받아들여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강사는 엄연히 제3자이므로 성추행으로 고소당할 만하다. A 강사는 시범이 필요하다면 수강생이 아니라 다른 강사와 이런 분위기의 춤이라며 에로틱한 액션은 시범을 보이는 정도로 가르쳤어야 했다.

노출이 많은 섹시한 의상은 강습 중에 강요할 일이 아니다. 나중에 발표회 할 때 수강생들끼리 커플로 한다고 했을 때 조언할 수 있는 수준이었어야 했다. 강습 중에 신체접촉은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지만, 절대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 그 선은 강사의 기준이 아니라 수강생 기준이어야 한다.

춤도 문화의 차이가 있다. 우리 문화는 비교적 보수적이라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사진=강신영
춤도 문화의 차이가 있다. 우리 문화는 비교적 보수적이라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사진=강신영

문화의 차이라는 것이 있다. 바차타가 유래된 도미니카라는 나라와 유교 사상의 기반이 있는 우리나라와는 문화가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바차타뿐 아니라 비슷한 종류의 라틴 클럽댄스들은 본고장의 진한 에로틱한 분위기는 아니더라도 우리 식의 절제가 필요하다. 행위자 본인의 민감도도 다르고,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는 도덕적 기준이나 사회적 관습이라는 것이 있어 그에 어긋나면 사회적 지탄을 받거나 성범죄자로 몰릴 수 있는 것이다.

탱고도 원래 아르헨티나의 사창가에서 만들어진 춤이다. 유럽의 귀족 사회에 처음 선을 보였을 때 여성의 다리가 남자의 허리를 감는 등 점잖치 못하고 너무 자극적이라며 볼룸댄스의 기본 자세와 동작을 가미시켜 인터내셔널 탱고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본래의 탱고는 ‘아르헨티나 탱고’라는 이름으로 별도로 유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몇 차례 왔다 간 아르헨티나 탱고 시범단은 부부 사이가 많다고 했다. 여성의 사타구니를 들어 올리는 리프팅(Lifting) 동작이 많은데 부부 사이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동작들이었다.

유명 라틴댄스 강사 A씨가 수강생 9명으로부터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를 당했다고 한다. A씨는 바차타를 가르치는 강사로 알려졌다. 바차타는 라틴클럽댄스의 하나로 신체 접촉이 많은 춤이므로 강사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라틴댄스를 추는 커플 /게티이미지뱅크
유명 라틴댄스 강사 A씨가 수강생 9명으로부터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를 당했다고 한다. A씨는 바차타를 가르치는 강사로 알려졌다. 바차타는 라틴클럽댄스의 하나로 신체 접촉이 많은 춤이므로 강사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라틴댄스를 추는 커플 /게티이미지뱅크

댄스스포츠에서의 왈츠, 탱고, 폭스트로트, 비엔나 왈츠, 퀵스텝은 연습이나 강습이라도 강사나 수강생 여성이 반바지 차림이면 안 된다. 남녀의 다리 사이가 교차되는 춤이므로 맨 살의 감촉은 민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의 접촉 부위도 맞잡은 손 외에 다른 손은 견갑골, 어깨 위 등 정해져 있다. 피부가 드러난 손목이나 팔을 잡는다든지 견갑골이 아닌 허리, 히프 등 다른 부위를 더듬듯이 하면 당연히 오해를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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