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4대 금융 순익 6000억원 감소 예측
신한 작은 폭 순익 감소 ‘리딩’ 탈환 예고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에 대한 배상액 지급으로 4대 금융지주의 리딩금융 순위가 바뀔 조짐이다.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내며 리딩금융을 신한금융지주에게서 탈환한 KB금융지주의 1분기 순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다시 왕좌를 내줘야 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홍콩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으로 올 한 해 1조 규모의 가장 많은 배상액을 내야 한다.
5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이번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4조3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4조9697억원)보다 12.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2% 떨어진 6조4376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는 KB금융의 올 1분기 순이익을 1조2268억원으로 전망했다. 1년 전 순이익(1조4992억원)보다 18.2%나 줄었다. 이는 4대 금융지주 순이익 감소 폭 중 가장 크다.
신한금융은 1분기 1조2933억원 순이익이 전망된다. 전년 순이익인 1조4143억원에 비해 8.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추정치대로라면 올 1분기는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제치고 1위 지주사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1조1095억원에서 9893억원으로 10.8%, 우리금융은 9466억원에서 8530억원으로 9.9% 각각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 감소는 ELS 손실 배상 때문이다. 이들뿐 아니라 NH금융지주와 SC제일은행, 씨티은행 등 총 7개 은행이 금융당국의 자율 배상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각 은행의 이사회가 배상 계획을 확정하면 회계상 충당부채로 반영하는데 배상 규모만큼 순이익은 줄어든다.
홍콩 ELS는 올해 상반기만 5조, 하반기까지 총 8조 대규모 손실을 앞두고 있다. 만약 업계 기준 배상 비율인 40%로만 추산하더라도 2조, 하반기까지 3조20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이 9545억원 △NH농협은행 2967억원 △신한은행 2753억원 △하나은행 1505억원 △SC제일은행 1160억원 △우리은행 50억원으로 추산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만기 도래하는 상품은 더 많아지기 때문에 추산 시점에 따라 배상 규모는 점점 늘고 있다.
깜깜하지만은 않은 4대 금융 실적
순이자마진과 보유 채권 평가 이익↑
1분기 순익이 감소하더라도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고금리 적금 만기가 도래하고 핵심 예금이 증가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오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총 16조5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15조1367억원)보다 9.3% 높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반기 금리 인하에 따라 각 은행이 보유한 채권 평가이익도 올해 실적을 가름할 주요 변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상생 금융 지원액이 '홍콩 ELS' 배상금과 맞먹기 때문에 올해 은행들이 상반기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하더라도 전년 대비 순익이 크게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금리 인하 전망이 있어 은행이 보유한 채권에서 평가이익이 발생해 순익 감소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별 유가증권(국채, 회사채 등) 보유액은 △국민은행 95조4654억원 △신한은행 86조9228억원 △하나은행 84조1270억원 △우리은행 77조7219억원에 달한다. 4대 금융지주는 이달 말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KB금융은 오는 25일, 신한·하나·우리금융은 오는 26일 발표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 [용산 동요] ② ‘홍콩 ELS 자율배상’ 배임 면죄부 논쟁 “해운사 운임 담합 다툼과 쌍둥이”
- KB국민·신한까지 홍콩 ELS 손실 자율배상하기로···배임 리스크 일단 패스
- [용산 동요] ① 홍콩 ELS 구매자 전용 레드카펫을 허하라···불완전판매 박멸 ABC
- [포커스] ‘맞을 매 스스로 정하라’ 부릅뜬 이복현···홍콩ELS, 자율배상 후 과징금
- 암보험금까지 홍콩 ELS 투자 권유···고위험 상품 판매 금지 허리케인 분다
- ‘사후 수습 노력’ 참작될까···금감원 홍콩 ELS 판매사 징계 속도
- 홍콩 ELS 충격에 농협금융 순익 31% '뚝'···배상액 3416억 반영
- 신한금융 더존비즈온 2대 주주로···제4인터넷뱅크 지분 늘리기
- ELS 조 단위 배상 ‘귀신 꿈꾼 은행’?···소생하는 中 경기 H지수 8000선 넘나
- '100억대 횡령' 우리은행에 금감원 현장검사 착수
- 정상혁 신한은행장 "내부통제 체화해야···믿고 거래하는 은행되도록"
- 신한은행, 청년 전·월세 대출자에 공과금 10만원 지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