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사항 적시한 검사의견서 이번 주 송부
지적 내용 은행 의견 수렴 재검토 제재 확정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처음으로 판매사 징계를 위한 첫걸음을 시작한다. 은행 등 주요 판매사에 검사의견서를 보내고 은행에 이에 대한 공식적인 의견을 받아 징계를 확정하게 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 주 중 ‘홍콩 H지수 ELS’를 판매한 은행 등을 대상으로 판매 과정에서 부당·위법행위를 적시한 검사의견서를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의견서에는 은행별로 검사 결과 드러난 판매시스템 부실과 부적정한 영업 목표 설정, 고객 보호 관리 체계 미흡 등과 관련한 사실관계가 적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지적한 내용에 대해 은행들의 공식적인 의견도 받는다.
금감원은 은행 의견을 수렴해 재검토 뒤 제재안을 만드는 수순을 거친다. 제재심의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제재를 확정하게 된다. 이번 검사의견서 송부는 금융당국의 제재 조치 첫 과정인 셈이다.
그러나 제재 수위나 과징금 규모에 대해선 아직 밝혀진 바 없다. 금감원은 판매사의 사후 수습 노력을 참작하겠다는 입장만 냈다.
은행권은 이런 이유로 추후 배임 가능성에도 금융당국의 자율 배상안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배상안이 나온 지 한 달도 안 돼 이사회를 통해 자율배상하기로 했고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도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지난 4일 신한은행은 홍콩 ELS 일부 가입자들에게 첫 배상금 지급을 마쳤다. 앞서 하나은행이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배상하기 시작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은행 지주 회장이든 은행장이든 이들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100% 돈을 다 줘도 본인 자리만 영향이 없다면 최대한 많이 줘서 징계받는 것을 최소화하고 싶을 거다"라면서 "내가 우선 살아야 하고 내 직원들이 피해를 안 봐야 되는데 또 잘못하면 주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이때 배임이 되는 건데 은행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홍콩 ELS는 올해 상반기만 5조, 하반기까지 총 8조 대규모 손실을 앞두고 있다. 만약 업계 기준 배상 비율인 40%로만 추산하더라도 은행은 총 2조, 하반기까지 3조2000억원 규모를 배상해야 한다. 이때 △KB국민은행이 9545억원 △NH농협은행 2967억원 △신한은행 2753억원 △하나은행 1505억원 △SC제일은행 1160억원 △우리은행 50억원으로 추산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만기 도래하는 상품은 더 많아지기 때문에 추산 시점에 따라 배상 규모는 점점 늘고 있다.

관련기사
- 신한금융 리딩금융 왕좌 탈환하나···홍콩 ELS 배상에 순익 급감에도 선전
- [용산 동요] ② ‘홍콩 ELS 자율배상’ 배임 면죄부 논쟁 “해운사 운임 담합 다툼과 쌍둥이”
- KB국민·신한까지 홍콩 ELS 손실 자율배상하기로···배임 리스크 일단 패스
- [용산 동요] ① 홍콩 ELS 구매자 전용 레드카펫을 허하라···불완전판매 박멸 ABC
- [포커스] ‘맞을 매 스스로 정하라’ 부릅뜬 이복현···홍콩ELS, 자율배상 후 과징금
- 피부미용기기업체 공모가 25만원?···에이피알·신한투자증권 뻥튀기 상장 논란 왜
- 신임 금통위원에 이수형 교수·김종화 원장 추천
- 금감원 잔류 뜻 우회로 밝힌 이복현···보험사 CEO 간담회도 되살려
- 홍콩 ELS 충격에 농협금융 순익 31% '뚝'···배상액 3416억 반영
- 신한금융 더존비즈온 2대 주주로···제4인터넷뱅크 지분 늘리기
- ELS 조 단위 배상 ‘귀신 꿈꾼 은행’?···소생하는 中 경기 H지수 8000선 넘나
- 홍콩 ELS 가입 시기 따라 원금 손실 갈림길 ‘H지수 목표가 6500 vs 8000’
- '100억대 횡령' 우리은행에 금감원 현장검사 착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