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0억 규모 자금 조달, 구원 투수 활약
더존비즈온 방대한 비금융 데이터 보유
신한금융그룹과 신사업 협력 강화될 듯

신한금융이 제4 인터넷뱅크 출사표를 던진 더존비즈온과 협력을 넘어 보유 지분을 늘리고 있어 재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KT,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토스뱅크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최대 주주다. 지난 2015년 은산분리 완화와 함께 도입된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서 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지분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의 특수목적법인(SPC)인 신한밸류업제일차 주식회사가 더존비즈온의 2대 주주가 됐다. 이로써 더존비즈온은 기존 인터넷은행, 글로벌 신사업 진출 등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더존비즈온은 지난 29일 2021년 2대 주주로 참여했던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이 더존비즈온 주식 303만5552주(9.99%)를 신한밸류업에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금융주관사로 참여하며 자체 투자금과 외부 투자자 모집을 통해 총 313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베인캐피탈은 더존비즈온에 대한 투자금 회수를 완료했으며 더존비즈온의 2대 주주는 '신한밸류업'으로 전환됐다. 앞서 더존비즈온은 2021년 신한은행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데 이어 테크핀레이팅스를 합작으로 세웠다. 이후 기업금융시장 특화 신용평가(CB) 플랫폼 사업자 예비인가를 받았고 지난 2월에는 본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신한투자증권이 구원 투수로 나선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19년엔 더존비즈온이 4500억원 규모의 서울 중구 부영을지로빌딩을 매입하기 위해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0억원을 지원했다. 당시도 '신한더존위하고제일차', '신한더존위하고제이차' SPC를 설립해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했으며 더존비즈온이 신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했다. RCPS는 투자자가 요구할 때 보통주로 전환해줘야 하는 주식으로 전체의 98.9%는 두 곳의 SPC가 나머지 1.10%는 신한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전사적 지원을 통해 더존비즈온과 협력을 다지는 것은 기업금융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더존비즈온은 인사·재무·공급망·재고 등 기업의 자원 전반을 관리하는 ERP 기업으로 금융회사가 확보하기 어려운 방대한 비금융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자사가 보유한 금융 데이터와 비금융 데이터를 연계한 매출채권 팩터링(금융기관이 기업의 매출채권을 매입한 후 이를 바탕으로 대출해주는 제도)을 통해 중소기업 대상 중·저금리 대출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더존비즈온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신한금융그룹과의 신사업 등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존비즈온은 이달 초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을 위한 준비를 상당 부분 마무리했고 금융당국 일정에 맞춰 인가를 신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더존뱅크(가칭)'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더존뱅크는 중소법인을 비롯해 개인사업자(SOHO), 소속 임직원 맞춤형 금융상품 라인업을 마련해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금리와 한도를 혁신한다는 목표다. 회사 측은 더존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대형 시중은행과 정책기관, 주요 대기업 등을 주주사로 참여시킬 계획이다.
더존비즈온은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협력이 결실을 보이며 AWS 마켓플레이스를 활용한 글로벌 진출 기회를 확보했다. 신한투자증권을 주주사로 맞아들이면서 당장 일본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동남아 영어권 국가 등 세계 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게 됐다.
더존뱅크는 이르면 오는 6~7월 금융 당국에 인터넷은행 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는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기준을 조만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최근 국회 업무 보고에서 제4 인터넷은행 3대 심사 기준으로 '차별성, 자본력, 지속 가능성'을 꼽으며 주요하게 살피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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