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관인팔법' 알면 인생 바꿀 수 있다

관상학은 오래 전부터 내려온 역사 깊은 학문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는 기원전 626년 전 숙복(叔服)이라는 사람이 공손오의 자식 관상을 봤다는 기록이 나온다. <사기·조세가(史記·趙世家)>에는 기원전 약 500년 전 고포자경(姑布子卿)이 간자(簡子)의 아들 관상을 봤다는 기록이 등장한다. 관상학의 역사가 수천 년이 넘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다.
관상학에는 '관인팔법(觀人八法)'이라는 이론이 있다. 인간의 다양한 관상을 크게 여덟 가지 유형으로 압축한 것이다. 관상에 따라 사람의 성품과 인생의 방향을 구분하는 방법이다. 관인팔법 중 흉한 상은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현대인들이 알면 도움 되는 인간의 유형을 관인팔법에 비유해 쉽게 설명한다.
'고한지상(孤寒之相)'은 고독하고 추운 관상을 지녔다는 의미다. 어딘가 외롭거나 쓸쓸한 분위기를 풍기는 관상이다. 남자보다 여자에게 많이 나타난다. 고한지상은 어깨가 왜소한 경우가 종종 있다. 여성의 어깨가 다른 신체 부위보다 지나치게 살집이 없어도 쓸쓸해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고한지상은 짝이 없어 옆구리가 허전할 수 있고 설령 짝이 있더라도 혼자 지낼 수 있다. 깊은 사랑을 한다고 해도 일방적인 경우가 흔하다. 자신이 지닌 슬픔이 결국 쓸쓸하고 고립된 삶을 부르기 때문이다.
고한지상을 지닌 사람은 자기 자신의 슬픔이 더 큰 슬픔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이 됐든 지나간 과거의 시간을 떠올리는 것은 더 위험해진다. 당장의 현실만 생각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게 중요하다. 활동성을 늘리면 외로움이 씻겨나간다. 그럼 자신의 관상에 드리워진 고독함과 쓸쓸함의 베일을 걷어내고 따뜻한 햇살을 맞이할 수 있다.
'속탁지상(俗濁之相)'은 세속적이고 탁한 관상을 뜻한다. 이런 관상은 늘 계산적이다. 평소에도 이심(二心)을 지니고 있어 겉과 속이 다르다. 이간질, 공작에 능해 주변 사람들의 평판이 좋지 않다. 하는 짓거리와 달리 사회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경우도 많다. 소위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태도로 움직인다. 직업 분포도를 보면 매우 다양한 직업군에 고루 포진해 살고 있다. 얼굴의 형태도 다양해 어떤 모양의 얼굴이라고 특정하기 어렵다.
속탁지상은 권세와 재물은 얻을지 몰라도 사람들의 마음은 얻지 못한다. 중년 이후가 안 좋아 화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형사사건에 휘말리거나 후손이 불길하다. 어렵게 얻은 권력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평생 힘들게 쌓은 재물도 신기루처럼 부질없어질 수 있다. 이런 우환에서 벗어나려면 늘 일심(一心)의 마음을 지녀야 할 것이다. 잔머리 굴리지 말고 정공법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길하다.
정치계와 재계에 속탁지상의 유형이 유독 많다. 속탁지상을 중요 직책에 발탁해 쓸 때는 망할 각오를 하거나 배신의 쓴맛을 각오해야 한다. 언제 주인과 동료를 배반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속탁지상은 욕심이 많기 때문에 배신을 해도 크게 한다. 재밌는 것은 이런 속탁지상을 구분해 내는 게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변하는 상황과 때에 따라 변신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흔히 능력만 보고 사람을 쓸 때 속탁지상에 당한다. 필자는 속탁지상의 일부 유용한 재주에 현혹돼 당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 반짝거리는 재주 뒤에 숨겨진 사악함에 현혹되지 말고 멀리하는 게 최선이다.
'악완지상(惡頑之相)'은 악하고 완고한 관상을 뜻한다. 고전적인 관상풀이를 보면 악완지상은 광대뼈를 비롯한 얼굴 뼈가 크게 튀어나와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뼈가 돌출돼 있지 않고 평범하거나 반듯한 얼굴에서도 악완지상이 다수 발견된다. 성품은 거칠거나 성급하다. 독기와 살기를 배출한다. 끝까지 뻔뻔한 유형이 많다. 완고한 고집도 있다. 악완지상은 정치계와 조폭의 세계에 많이 분포한다.
외모는 악완지상을 지녔더라도 정도를 지키고 절제하면 경찰, 검찰, 군인, 체육계에서 큰 명성을 떨친다. 반대로 참을성이 없고 악에 받친 사람들은 범죄의 길로 빠지기 쉽다. 악완지상을 지닌 사람은 늘 언행을 조심해야 삶이 순탄하다. 음덕(陰德)을 쌓고 정신 수양을 통해 거친 기질을 중화시키면 세상에 쓰임이 많아질 것이다.
'박약지상(薄弱之相)'은 복이 적고 나약한 관상을 말한다. 기력이 쇠한 사람이 다수다. 또한 의지력도 약하다. 몸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약한 경우가 흔하다. 뿌리가 없이 흔들리는 나무 같은 사람이다. 늘 기가 죽어 있기도 하다. 성품은 착하나 심장이 허하다. 자존감은 약한데 동정심이 있어 타인에게 이용당하기 쉬운 관상이다.
직업도 불안정해 한곳에 오래 정착하기 어렵다. 흔히 '박복한 팔자'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주관 없이 이리저리 휩쓸린다. 힘든 삶이 말년까지 이어질 수 있기에 젊을 때부터 확실한 경제관념을 세워야 후회하지 않는다. 직업은 전문직, 기능직에 종사해야 길하다. 프리랜서는 위험하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이겨내고 정신력을 키워야 한다. 또한 지나치게 이상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럼 팔자가 조금씩 바뀔 것이다. 또한 일확천금의 기회를 노리고 복권이나 로또를 사는 것은 금기다.

만약 결혼할 배우자가 위 네 가지 유형 중에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신중히 재고해야 한다. 남녀 공통 사항이다. 악완지상은 흔히 남자에게 많이 보이는 관상이다. 반대로 고한지상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많다. 속탁지상은 남자에게 많이 보이고, 박약지상은 남녀 공통으로 고르게 분포한다.
관인팔법은 아주 포괄적인 개념이다. 어느 분류에도 정확히 속하지 않거나, 두, 세 가지 분류에 일부씩 해당하는 사람도 많다. 일례로 '고한지상'을 지닌 사람이 '박약지상'을 동시에 지녔을 수도 있다. 전체적인 개념이라도 알고 있다면 사람을 만날 때 참고할 수 있다. 또한 위 네 가지 관상에 포함된 사람은 자신의 단점을 정확하게 인지해 관상을 변상(變相)함으로써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이처럼 사람을 읽어내는 안목(眼目)이 생기면 인생 전반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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