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영의 세계음식이야기]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건설 노동자 원기 회복에 사용 기록
그리스·로마 시대엔 올림픽 선수들 영양식·군인들 비상약
드라큘라도 피해 간 냄새···중세 유럽에선 흑사병 치료제로
조선 시대 궁중 미인들은 꿀과 섞어서 피부 미용제로 복용

고기를 좋아하는 우리 집 남자들의 필수 밑반찬인 마늘장아찌를 담기 위해 장아찌용 마늘을 샀다.

반나절이 넘도록 마늘 밑동을 잘라내고 껍질을 벗기면서 이렇게 독특한 모양과 향을 지닌 향신료인 마늘을 인류가 언제부터 먹게 되었고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먹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마늘은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식재료 가운데 하나다. /픽사베이
마늘은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식재료 가운데 하나다. /픽사베이

한국에서는 김치를 비롯한 각종 나물, 찌개, 국 등 다양한 음식에 마늘을 양념으로 사용할 뿐 아니라 각종 쌈을 싸 먹을 때 생으로 먹기도 하고 고기를 구울 때 함께 구워 먹거나 장아찌로 담가 먹는 등 실제로 한국인의 연간 1인당 마늘 소비량이 6Kg이 넘는다고 하니 한국인의 마늘 사랑은 세계에서도 1, 2위를 다투고 있다.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건설자의 원기회복 비결

마늘은 피라미드를 건설하던 고대 이집트 노동자들의 원기 회복용 음식이었다. /http://www.art2me.org/images-art/08-gamsang/02-godae/01-egypt/image054.html
마늘은 피라미드를 건설하던 고대 이집트 노동자들의 원기 회복용 음식이었다. /http://www.art2me.org/images-art/08-gamsang/02-godae/01-egypt/image054.html

마늘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2500년경 고대 이집트 쿠푸 왕의 피라미드 벽면에 기록된 것으로 피라미드 건설에 투입된 노동자들에게 원기 회복용으로 매일 마늘을 먹였다는 기록이 있다. 사막의 뜨거운 더위 속에서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일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고된 노동이었을 것이다. 매일 챙겨 먹었던 마늘 덕분에 지금의 기술로도 어려운 인류 최고의 불가사의로 손꼽히는 거대한 피라미드를 건설하였다고 한다.

기원전 1150년경에 기록된 이집트의 파피루스에는 마늘을 이용한 처방이 22개나 기록되어 있었다고 하니 마늘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기 훨씬 이전인 고대 이집트 시대에도 사람들이 마늘의 탁월한 효능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이런 마늘은 노예들에게 임금으로 지급되기도 했으며 고대 이집트에서는 로미오가 달에 사랑을 맹세하듯 마늘에 중요한 약속을 맹세할 정도로 마늘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투탕카멘의 피라미드 발굴 현장에서는 시신과 함께 마늘이 발견될 정도로 신성시 여겨졌던 식재료였다.

그리스ㆍ로마 시대 올림픽 선수들의 영양식으로, 군인들의 비상약으로

그리스 올림픽 선수들의 영양식으로 이용된 마늘 /https://kyte.travel/articles/2pTEgDs2nfdiU3FS4Bg1of
그리스 올림픽 선수들의 영양식으로 이용된 마늘 /https://kyte.travel/articles/2pTEgDs2nfdiU3FS4Bg1of

로마 시대에는 전쟁터에서 군인들의 감염을 막기 위해 마늘을 거즈 또는 탈지면에 적셔서 소염, 수렴, 살균 등의 목적으로 환부에 사용했다고 한다.

외부로 멀리 떠나 한 지역에서 조금이라도 오래 주둔하게 되면 바로 마늘부터 재배할 정도로 로마 군인들에게는 마늘이 필수 비상약이었다.

또한, 그리스에서는 올림픽 선수들과 검투사의 영양식으로 마늘이 배급되었다고 한다.  중요한 경기를 앞둔 올림픽 선수들에게도 목숨을 건 결투를 앞둔 검투사에게도 마늘은 필수 영양식이었다.

중세 시대 유럽의 흑사병(페스트) 치료제로 사용된 마늘

중세 시대 흑사병 치료제로 사용된 마늘 /https://www.npr.org/sections/goatsandsoda/2017/08/18/542435991/those-iconic-images-of-the-plague-thats-not-the-plague
중세 시대 흑사병 치료제로 사용된 마늘 /https://www.npr.org/sections/goatsandsoda/2017/08/18/542435991/those-iconic-images-of-the-plague-thats-not-the-plague

14세기 중세 유럽에서 검은 쥐로 인해 전염되는 흑사병은 수많은 목숨을 빼앗아 갔다. 흑사병으로 인해 줄어든 인구는 17세기가 되어서야 이전 수준까지 회복될 수 있었다고 하니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은 시체 속을 누비며 많은 도둑이 물건을 훔치고 다녔는데 그들 사이에 전해지던 민간요법이 있었다.

바로 마늘과 로즈베리, 라벤더, 시나몬 등 여러 향신료 재료와 식초를 혼합하여 만든 약을 사용하였는데 그 효과가 탁월해서 결핵과 흑사병(페스트) 치료약으로 전해지게 되었다.

드라큘라도 피해 간 마늘의 냄새

드라큘라는 밝은 빛과 십자가 그리고 마늘을 싫어한다. 기독교 문명권에서 흡혈귀인 드라큘라가 빛과 십자가를 두려워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마늘은 왜 싫어한 것일까? 

드라큘라는 영국의 소설가 브람 스토커가 동유럽에 예로부터 전해지는 뱀파이어 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 속의 흡혈귀, 즉 뱀파이어이다. 주로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이교도, 부랑아, 사생아, 살인자 등이 죽으면 뱀파이어가 된다고 믿었다.

마늘에 나쁜 기운을 쫓는 약초 성분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동유럽에서는 뱀파이어를 쫓을 때면 전통적으로 마늘을 사용해 왔다. 드라큘라의 무대인 루마니아에서는 부활절이면 마늘로 십자가를 만들어 창문을 장식하거나 집안 곳곳에 마늘을 놓는 풍습이 있다. 마늘이 악마를 쫓아내는 힘이 있다고 믿어 지금도 마치 부적처럼 액운을 물리치는 용도로 사용하는 지방이 있다고 한다.

가축의 우리에도 마늘을 걸고, 소에게는 마늘을 문질러 주는데 마늘이 흡혈귀의 접근을 막아서 전염병을 예방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드라큘라 퇴치를 위해 사용된 마늘 /https://gardenprofessors.com/garlicvamp/
드라큘라 퇴치를 위해 사용된 마늘 /https://gardenprofessors.com/garlicvamp/

조선 시대 궁중 미인들의 피부미용제

마늘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 시대에는 마늘에 물을 붓고 푹 끓여서 크림을 만들고 꿀과 섞어 오랜 기간 상시 복용하면 얼굴에 잔주름이 생기지 않고 피부가 고와진다고 하여 궁중 여인들이 피부미용제로 복용했다고 한다.

마늘은 피부의 세포 기능을 활성화해 피부 노폐물을 재빨리 피부 밖으로 밀어내고 필요한 영양을 거두어들여 피부를 건강하게 한다.

또한 마늘을 피하조직에 지방을 머금게 하여 피부에 수분을 듬뿍 유지해 촉촉한 상태로 만들어 준다. 혈관을 확장해 혈행을 좋게 해줌으로써 탄력과 윤기를 만들어 주며 잔주름도 쉽게 사라지게 하고 기미의 원인인 멜라닌 색소를 재빨리 피부 밖으로 떠밀어 내기도 한다.

마늘의 강력한 살균 작용이 피부의 각질을 속속들이 없애주기도 하므로 피부는 자연히 쳥결해지는 것이다.

조선시대 궁중 여인들의 피부미용제로 사용된 마늘 /https://www.healthline.com/health/garlic-and-honey
조선시대 궁중 여인들의 피부미용제로 사용된 마늘 /https://www.healthline.com/health/garlic-and-honey

금만큼이나 귀하다고 하여 ’자연의 금‘이라고 불리우는 마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 세계인들은 건강을 지켜주는 명약으로, 음식의 맛을 더하는 향신료로 다양한 요리에 사용해 왔다.

그 오래전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노동자들도 마늘을 먹고 힘을 냈고, 한국에서는 건국 신화에서 곰이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으로 변한다고까지 했으며 서양에서는 드라큘라를 퇴치하는 명약으로 사용했다고 하니 마늘의 효능에 대해 전 세계 인류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특별한 효과가 있다고 믿어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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