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영의 세계음식이야기]
아라비안나이트에서 '신이 내린 정력제'로
유럽의 생강을 이용한 다양한 빵과 쿠키들
초밥에 곁들이는 일본 생강초절임 용도는?

목이 칼칼하고 으슬으슬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따뜻한 생강차 한 잔 마시면 온몸에 온기가 느껴진다. 매콤하고 알싸한 특유의 향과 맛은 어떤 식재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생강만의 고유한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주로 김치 양념이나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한 각종 소스에 주로 사용하기도 하고, 약과, 매작과 등 전통 과자를 만들 때도 사용하고 있으며 생강차, 생강편, 생강조청 등으로 다양하게 응용하여 먹고 있다.

■ 아라비안나이트에서는 생강을 신이 내린 정력제로 표현

신이 내린 선물 매콤한 생강은 2000년 전 중국에서 처음 약초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살균, 항염 효과를 가지고 있어 감기와 같은 질병을 예방해 준다. 또한 식욕 증진 및 소화 흡수를 돕는 등 다양한 효능을 갖고 있다. 중국의 성인 공자도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 생강을 자주 챙겨 먹었다고 한다.

생강을 영어로 'ginger'라고 하는데 동사로는 '원기를 북돋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고대로부터 생강이 혈액순환을 돕고 혈압을 올려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아라비안나이트에는 생강을 '신이 내린 정력제'로 표현하기도 한다.

아라비안나이트에는 생강을 '신이 내린 정력제'로 표현한다. /픽사베이
아라비안나이트에는 생강을 '신이 내린 정력제'로 표현한다. /픽사베이

■생강을 이용한 유럽의 다양한 빵과 쿠키(ginger bread)

유럽에서 빵이나 쿠키를 만드는 데 생강을 사용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생강으로 향을 내고 설탕 대신 꿀, 당밀 등으로 단맛을 낸 진저브레드 렙쿠헨(Lebkuchen)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대표 음식으로 먹고 있다.

스위스의 상트갈렌(St. Gallen) 지방에서는 진저브레드 비버(Biber)라고 하여 반죽 가운데에 아몬드 페이스트를 채워 넣은 빵을 즐겨 먹고 있고 네덜란드에서는 주로 아침에 호밀 가루로 반죽하여 짙은 브라운색을 띠는 진저브레드 온트베이트쿡(ontbijtkoek)에 생강을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의 진저브레드 데피스(pain d'épices)는 단맛을 내기 위해 꿀을 사용하고 있고 영국 북부 요크셔(Yorkshire) 지역에서 유명한 진저브레드 파킨(parkin)은 오트밀과 당밀을 넣어 만든 짙은 갈색의 생강 케이크다.

폴란드는 빵 안에 크림이나 앙꼬는 없이 부드러운 생강빵에 달콤한 슈가파우더를 입힌 진저브레드 피에르니키(pierniki)가 유명하고 러시아에서는 프랴니키(pryaniki)라는 과일잼을 넣은 생강케이크를 즐겨 먹는다.

유럽에서는 생강을 이용한 다양한 빵과 쿠키를 즐겨 먹고 있다. /픽사베이
유럽에서는 생강을 이용한 다양한 빵과 쿠키를 즐겨 먹고 있다. /픽사베이

■ 식중독 예방을 위해 초밥과 함께 곁들이는 일본의 생강초절임

생강에 함유된 진저롤과 쇼가올 성분에는 살모넬라, 티푸스, 콜레라균 등의 살균에 효과가 있어서 밥에 생선회를 올려먹는 초밥은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라도 생강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생강이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하는 데 효과도 있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생선회 요리에 생강초절임을 곁들여 먹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는 생선 비린내 제거와 식중독 예방을 위해 초밥에 생강초절임을 곁들여 먹는다. /픽사베이
일본에서는 생선 비린내 제거와 식중독 예방을 위해 초밥에 생강초절임을 곁들여 먹는다. /픽사베이

이밖에도 영국 사람들은 진저에일(ginger ale)이라는, 생강을 넣어 매콤하면서도 캬라멜로 착색하여 달콤한 저알코올의 탄산 청량음료를 즐겨 먹고 있다.

생강과 설탕, 주석산 등을 혼합하여 효모를 넣고 발효시켜 만들기 때문에 진저비어(ginger beer)라고도 부른다. 생강의 매콤하고 알싸한 맛을 좋아하는 영국인들은 진저에일을 진이나 위스키와 같은 알코올 음료나 와인에 희석해서 마시기도 한다.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는 물소 젖을 이용한 생강 우유 푸딩을 뜨거운 디저트로 즐겨 먹고 있다고 한다.

태국 왕실에서는 흑생강을 차로 마시거나 분말로 만들어 꿀에 절여서 먹기도 한다. 흑생강은 우리나라의 홍삼과 같이 태국,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고산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귀한 작물로 태국 왕실과 최고 부유층에서 차와 보양식으로 즐겨 먹고 있다.

생강은 전세계에서 다양한 음료와 조미료로 사용되고 있다. /픽사베이
생강은 전세계에서 다양한 음료와 조미료로 사용되고 있다. /픽사베이

우리 아이들은 아직 이 깊고 진한 생강의 맛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생강이 들어간 과자나 음료는 안 먹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나이가 들수록 생강향에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몸에서 필요한 성분들이 자연스럽게 먹고 싶어지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음식의 향을 내는 조미료로, 디저트나 빵의 재료나 차나 음료의 재료로 주목받고 있는 생강은 우리 몸에 필요한 성분들을 뭉쳐서 신이 내린 선물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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