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 및 지방은행
219명 중 16명 불과
ESG 경영 기조 필요성 제기

국내 주요 은행사에 근무하는 여성 임원이 남성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여성경제신문이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 및 4대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전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이들 기업의 평균 여성 임원(미등기임원 포함) 재직 비율은 7.3%로 집계됐다. 총 219명의 임원 가운데 203명이 남성이었고 여성은 16명에 불과했다.
은행사별로 보면 최하위인 부산은행은 28명 가운데 1명(3.5%)만이 여성 임원이었고, 우리은행(3.8%)·전북은행(4.3%)도 저조한 성적을 냈다. 반면 하나은행(12.5%)과 신한은행(12.1%)은 상대적으로 여성을 고위직에 많이 기용한 모습이다.
은행권은 최근 수 년간 보수적인 문화 탓에 여전히 유리천장이 남아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성가족부가 2021년 주요 산업별로 여성 임원 비율을 살펴본 결과, 금융보험업은 5.3%로 정보통신업(7.5%), 도매 및 소매업(7.0%)보다 낮았다.
주요 은행들의 남·여 임직원 성비는 5 대 5에서 6 대 4 정도이다. 여성 근로자가 임원이 되려면 오래 일해야 하고, 그만큼 능력과 실적을 인정받아야 하는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다.

은행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ESG 경영 기조와도 먼 것으로 분석된다. ESG는 고위직 임용에 있어서의 젠더 다양성을 S(사회) 주요 항목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금융권 기업들 대다수는 매년 공시 보고서와 함께 ESG 평가 보고서를 함께 내고 있다.
은행권이 여성 임원을 늘려야 할 이유엔 재무 안정성이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8년 보고서를 통해 "경영진의 성별 격차가 은행 안정성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여성 이사의 비율이 높은 은행은 자본 완충액이 더 많고 부실 대출 비율이 더 낮으며,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더 컸다"고 했다.
이어 "이사회에 여성이 많을수록 생각의 다양성에 기여하여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고위직에 있는 여성을 끌어들이고 선발하는 경향이 있는 기관은 처음부터 더 잘 관리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장기간 지속된 차별적 여성 임원 비중은 이젠 점차 개선돼야 할 것"이라며 "여성 할당제도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기계적 균형을 맞추기보단 객관적 성과 평가를 기초로 확대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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