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기업 女임원 여부 비교
한국가스공사·기아 성장
코오롱글로벌·넥센타이어 부진
"성별 다양성 높을수록 초과 성과"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대기업은 여성 임원이 0명인 대기업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여성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긴 기업 중 여성 임원이 많은 4곳은 △한국가스공사 △서희건설 △크래프톤 △기아 △삼성전자 등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가스공사는 19명 중 5명이 여성 임원이다. 이 밖에 서희건설이 12명 중 4명, 크래프톤이 7명 중 3명, 기아 9명 중 2명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이들 기업은 2022년 기준 전년도인 2021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 성장세가 뚜렷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매출이 27조5208억원에서 51조7243억원으로 87.9% 늘었다. 영업이익도 1조2397억원에서 2조4634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기아는 매출 69조8624억원에서 86조5590억원으로 23.8%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5조657억원에서 7조2331억원으로 42.7% 늘었다.
서희건설은 매출 1조3300억원에서 1조4377억원으로 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68억원에서 2061억원으로 미비한(0.3%) 감소세를 보였다. 크래프톤은 매출이 1조8854억원에서 1조8540억원으로 소폭(1.6%)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6506억원에서 7516억원으로 15.5% 늘었다.
반면 임원이 36명인 코오롱글로벌, 21명인 KG스틸, 48명인 넥센타이어, 39명인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등 대기업 4곳은 전원이 남성이다.
이들 기업은 2022년에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부진하거나 소폭 오름세에 그쳤다. 코오롱글로벌은 매출 2조7298억원에서 2조6021억원으로 4.6%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869억원에서 1667억원으로 10.8% 줄었다.
KG스틸은 매출 3조3548억원→3조8197억원 (13.8%)증가, 영업이익 2969억원→3404억원 (14.6%)올랐다. 넥센타이어는 매출 2조794억원→2조5974억원 (24.9%)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이 44조→-543억원으로 (91.1%)감소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매출 4조5937억원→4조7561억원 (3.5%)증가에 영업이익 2645억원→3325억원 (25.7%)늘었다.
국제적으로도 여성 임원 비율과 기업 성장세는 비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달 초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여성 경영진 비중이 높은 아시아 기업들의 5년간 평균 수익률이 운용기준(벤치마크) 수익률보다 4%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기업은 여성 관리자가 가장 적은 기업들의 수익률을 26%나 웃돌았다.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2020년 15개국 1000개 이상의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 "성별 다양성이 상위 1사분위에 속하는 기업이 4사분위에 속한 기업보다 평균 이상의 수익성을 가질 가능성이 25% 더 높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는 2021년 'CS 젠더 3000' 보고서를 통해 “성별 다양성이 평균을 상회하는 기업이 평균을 하회하는 기업 대비 초과 성과 달성, 더 높은 ESG 등급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또한 CS는 “최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기업 전략에 여성과 다양성을 핵심으로 두는 기업을 주목할 만하다”라며 “이해관계자들 역시 이사회와 경영진 등을 넘어 ‘다양성 공시 정보’에 더욱 관심을 두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은 그동안 기업에 여성 임원이 적은 점을 극복하기 위해 법 개정을 통해 높여왔다. 개정 자본시장법은 최근 사업년도말(2021년) 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이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했다. 자산 규모 2조원이 넘는 기업 수는 143곳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기업 여성 임원들과 간담회에서 “여성가족부는 ‘행복동행’을 통해 기업 내 영향력이 큰 임원과의 소통을 지속하여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업 내 성별균형을 높여나갈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