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ar톡]
중국 정부의 자국 우선 정책 속 현대차
우크라이나 전쟁 속 막힌 러시아 시장
"두 시장 뚫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워"

좁은 땅덩어리와 70%에 달하는 산야 면적 그리고 높은 인구밀도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다. 우리 경제는 오직 수출을 통한 먹거리 확보와 일자리 창출이 성장의 열쇠였다. 지금까지 수십 년간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이유로도 수출 정책 확대가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
다양한 수출품이 있지만, 그 중 자동차 산업이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지난 2년여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운 가운데 미국과 유럽, 양대 시장 국산 자동차 점유율은 10%를 넘겼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라는 고급 브랜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 차 판매량이 3배 이상 늘어나면서 수익률 확대에 큰 공헌을 했다.
일본 시장은 최근에야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가 진출했는데 실적은 중장기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시장이다. 워낙 일본 시장이 배타적인 시장이고 수입차 점유율도 약 5% 정도일 정도로 자국산 자동차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세계 각국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이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중국과 러시아 시장이다.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적 규제로 모든 수출입이 금지된 상황이다.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완성차 수출도 금지됐는데, 현대차 입장에서는 전체 수출액 5% 이상의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중국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차는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진 지 오래고 현재까지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지리자동차 등 중국 토종 브랜드 입지가 커지면서 품질도 크게 높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굳이 비용이 20~30% 더욱 높은 현대차나 기아차를 중국 국민들은 선택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중국 토종브랜드 등 타 경쟁사 차종 대비 현대차의 차별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더욱이 최근 테슬라의 중국 공략 등 전기차로의 변환 속도도 높아지고 있고 우리보다 빨리 시작한 전기차 수준은 중국 자국 모델도 수준급이라는 것이다. 특히 가격 측면의 장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중국이라는 사회주의 국가의 특징도 고민해야 한다. 중국 정부의 결정이 모든 우선권을 가지는 만큼 시장 논리가 적용되기 어려운 곳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드로 인한 한한령도 일반 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상황에 따라 대기업이 하루아침에 흥망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도 문제다.
얼마 전 있던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 문제도 그렇고 디디추싱이라는 중국의 우버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로 심각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심지어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중국 시장의 투자는 고민해야 한다는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신뢰성과 정상적인 기업 활동은 물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
중국 시장은 글로벌 시장 중 가장 큰 시장이지만 실제로 사업이나 투자를 진행하려 할 경우 글로벌 시장 편입이 아닌 별동대 시장으로 간주하여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물론 앞서 언급한 러시아 시장도 같은 논리가 작용하는 만큼 충분한 시장 분석과 차별화된 전략이 요구된다. 중국을 공략한다면 더 큰 문이 열릴텐데, 현대차 내부에서 중국 시장은 이미 관심 밖이다. 아무리 현대차라 할지라도, 중국 시장을 뚫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라는 사회주의 국가의 문을 두드려야 미래가 열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
한국전기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한국수출중고차협회 등 여러 자동차 협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세계인명사전(미국) 후즈 후 인 더 월드 (Who's Who in the World)에 2000년~2020년까지 21년 연속 등재됐다. 현재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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