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더 이상 젊은이만의 공간이 아니다.”한적한 지방대학의 기숙사 건물에는 빈방이 늘어가고 많은 어르신들은 갈 곳을 찾지 못한 채 불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언뜻 별개의 문제 같지만 사실 이 두 풍경은 하나의 해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로 대학 캠퍼스를 다시 깨우는 것이다.대한민국은 지금 두 가지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첫째는 초고령사회의 도래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섰고 머지않아 10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둘째는 학령인구 급감이다. 2019년 약 50만명이던 대학 입학 가능 인구가 불과 4년
아침 햇살이 비치는 식당. 75세 김 할머니는 이웃들과 함께 따뜻한 아침을 나눈다. 한때 홀로 지내며 적막했던 식사가 이제는 웃음꽃 피는 일상이 되었다. 이런 변화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대한민국에서 노후 주거는 단순히 머무는 공간을 넘어 건강과 삶을 지켜주는 울타리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흐름 속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미국 – 조기 대응이 큰 병을 막는다2023년 미국 시카고대 연구팀이 실버타운 거주 노인들을 2년간 추적한 결과는 흥미롭다. 응급실 방문은 늘었지만 입원율은 오히려 줄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대한민국에서 은퇴 후에도 경제적 활동을 이어가며 활기찬 노년을 보내고 싶은 서민 중산층 시니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주거와 더불어 의미 있는 소득 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노인 주거 모델이 절실하다.이에 필자는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이덕기 교수와 함께 서민 중산층 시니어를 위한 '일자리 실버타운'을 제안한다. 이곳은 단순히 거주하는 공간을 넘어 입주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하여 일하며 생활비를 보전하고 활기찬 공동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지난 겨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40년의 이민 생활을 정리한 박영수 씨(가명·72)는 인생의 두 번째 항해를 시작했다. 그의 목적지는 '돌아온 고향' 대한민국이었다.“이제 돌아가야겠어. 남은 세월은 한국에서 살 거야.”더 넓은 세상을 꿈꾸며 떠났던 젊은 날. 치열하게 아이들을 키우고 가게를 운영했지만 은퇴 후 마주한 것은 치솟는 의료비와 낯선 땅에서의 고립감이었다. 고향의 누이와 통화 끝에 밀려오는 사무치는 그리움은 그를 다시 태평양 너머로 이끌었다.박씨가 선택한 것은 단순한 집 한 채가 아니었다. 식사, 청소, 의료 연계까지 완비
서론 : "얘들아, 이제는 밥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어머니가 어느 날 저녁 식탁에서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얘들아, 이제는 밥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 그냥 실버타운에 가고 싶다."가족들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우리가 주말마다 반찬을 가져다드리겠다”거나 “가사도우미를 쓰면 된다”고 위로했다. 하지만 이는 현실성이 떨어졌다. 매번 챙겨드리기는 어렵고, 결국 혼자 해결해야 할 일이 남기 때문이다. 다른 가족은 “실버타운에 가시면 식사도 균형 있게 나오고, 청소·빨래도 맡길 수 있으며, 또래와 함께 지낼 수 있다”는 대안을
부모님 모시기 힘든 자녀, 살던 집을 처분하고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시니어들. 오랜 기간 한의사로서 많은 어르신들을 만나며 '나이가 들어서도 믿고 편히 살 수 있는 곳이 없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수없이 들었다. 대한민국은 인구 절반 가까이가 50대 이상이 될 만큼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이 불안과 관심은 결국 새로운 노후 주거 모델인 실버타운으로 향한다. 하지만 소비자의 불안은 여전하다.실버타운이 단순히 돈벌이 수단을 넘어 고민 없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노후의 안식처'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 개선뿐 아
“부모님이 편하게 지낼 실버타운을 찾고 싶지만, 마땅한 곳이 없다.”요즘 40~50대 자녀들이 가장 많이 하는 하소연이다. 식사, 의료, 돌봄이 한곳에서 해결되는 고령자 주택은 필요하다. 하지만 막상 시장을 들여다보면 선택지는 너무 적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다.200세대 규모의 민간 실버타운을 짓는 데만 1000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토지 매입비와 PF 대출 이자(연 6~8%)까지 더해진다. 아무리 뜻 있는 사업자라도 선뜻 나서기 어려운 구조다. 결국 사업자는 막대한 초기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보증금과 월 생활비를 높인다.
대한민국은 2025년을 기점으로 고령화율 20.1%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2040년엔 노인 인구가 1689만명, 즉 전체 인구의 35.3%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노년층 부양 비용은 현재보다 3배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거대한 변화 속에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노인을 부양의 대상이 아닌 소비와 경제 활성화의 주체로 재인식’하는 새로운 노인 복지 정책 수립이 절실하다. 이 중심에 실버타운 활성화가 있다. 이 글에서 말하는 ‘실버타운’은 식사·건강·문화·여가 등 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으로, 주거와 복지가 통합된 노
숲속 넓은 마당이 있는 집, 우리 모두의 꿈우리는 부모님 세대가, 그리고 언젠가 우리 자신이 살아갈 노후의 집을 상상하곤 한다. 많은 사람이 자연과 어우러진 쾌적한 풍경을 떠올릴 것이다. 아침이면 새소리를 들으며 산책하고, 오후에는 햇살 좋은 벤치에 앉아 이웃과 담소를 나누는, 넓은 마당과 숲이 있는 집.하지만 이 소박하고 당연한 꿈이 지금 하나의 규제에 부딪혀 이상하게 뒤틀리고 있다. 도심을 벗어난 쾌적한 근교 또는 전원 지역에 시니어레지던스를 지으려 할 때 마주하는 ‘4층 이하’라는 층수 제한이 바로 그것이다.근교나 전원에 있는
‘아파트와 다를 바 없는’ 실버타운의 경고2025년 대한민국은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은퇴 후의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는 더 이상 일부의 고민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식사, 의료, 여가 서비스를 한곳에서 누리는 ‘실버타운’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존엄하고 안정된 노후를 위한 핵심적인 사회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실버타운의 정체성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입주민들은 식당 운영 등 안정적인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임대형’을
선진국은 '다양성'이 풍부한 사회로 정의된다. 이러한 다양성은 노후의 주거 형태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획일적인 아파트를 벗어나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선택지가 극도로 제한된 것이 현실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지만 이들을 위한 시니어주택 인프라는 처참할 정도로 부족하다.실상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공식적인 노인복지주택과 유료양로시설을 전국에서 모두 합쳐도 100여 곳에 불과하며 100세대 이상 규모에 식당까지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30여 곳으로 추려진다. 이곳에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