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의 아름다움 살리면서도 첨단 기술과 조화
29일 오후 6시 경북 경주시 교동 열정교서 열려
5韓(한) 콘텐츠 융합한 스토리 텔링형 무대 기획

지난 29일 오후 경북 경주시 월정교 특설무대에서 열린 2025년 APEC 정상회의 한복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다양한 한복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오후 경북 경주시 월정교 특설무대에서 열린 2025년 APEC 정상회의 한복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다양한 한복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념 '한복 패션쇼'가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우리 전통의 미를 살리면서도 첨단 기술과 조화를 이루는 무대라는 평이 나온다.

30일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반부터 경북 경주시 교동 월정교 수상 특설 무대에서 열린 '한복 패션쇼'가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행사는 경북도와 경주시, 한국한복진흥원이 함께 열었다. 이중 한국한복진흥원의 박후근 원장은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전날 패션쇼의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반 관람객까지 포함하면 약 1000명이 전날 무대를 감상했다.

'한복, 내일을 날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쇼는 한복을 중심으로 △한식 △한옥 △한지 △한글 등 5韓(한) 콘텐츠를 융합한 스토리 텔링형 패션쇼로 구성됐다. AI 영상, 미디어아트 등 첨단기술이 한복의 섬세한 곡선미와 조화를 이루는 등 한국적 미(美)를 세계에 전하는 감동적인 무대였다는 평이다.

공연은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월정교를 배경으로 전통의 곡선미를 형상화한 'ㅎ자형' 수상 무대에서 이뤄졌다. 박 원장은 본지에 "전주문화재단에 근무하는 분이 와서 정말 놀랍다고 말하기도 했다"라며 뿌듯함을 드러냈기도 했다.

이번 쇼는 총 3막으로 구성됐다. 1막 '과거-한복, 천년 금빛으로 깨어나다'에서는 신라고취대의 연주와 함께 왕과 왕비의 대례복, 귀족 복식 등 30벌의 신라풍 한복을 볼 수 있었다. 신라 금관과 불국사 단청, 첨성대 문양 등에서 영감을 받은 옷들은 황금빛을 띠었다.

2막 '현재-한복, 오늘 활짝 피어나다'는 쇼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나비 한 마리가 '5한(韓·한식·한복·한옥·한지·한글)'을 지나 한복을 입는 여성으로 변신하는 영상으로 시작해 이번 APEC 개최를 기념한 한복을 공개한 것이다.

남성복은 구혜자 침선장이, 여성복은 강미자 명장이 제작했으며 상주 함창 명주에 한글과 구름 문양을 더해 한국의 미를 살렸다. 각국의 선호 색상과 오방색을 조화시켜 국가별 정체성을 반영함으로써 '문화로 연결되는 APEC'의 의미를 한층 더 깊이 있게 표현하기도 했다.

APEC 정상 한복 시제품과 기념 한복 등 27벌을 입은 모델들이 수상 런웨이를 걸었을 땐 객석으로부터 찬사가 나왔다.

마지막 3막 '미래-한복, 새로운 내일을 날다'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제작된 15벌의 첨단 한복이 공개됐다. 총감독을 맡은 이진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AI 나비'가 태평양을 건너 미래 도시로 비상하는 영상을 배경으로 발광다이오드(LED)가 내장된 전자 직물과 3차원(3D) 프린팅 장식을 활용해 미래 패션의 방향을 제시했다. 관객들은 전통과 기술이 어우러진 무대에 큰 박수를 보냈다.

또한 행사 전후로 운영한 '5한' 체험 부스도 큰 호응을 얻었다. 경북한복협회, 경주차문화교육원, 한지 공방 등이 참여해 신라 복식 전시, 한지 공예, 전통 다식 시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경북은 우리나라 한복 문화의 원류로 비단·삼베 등 원료 생산부터 제작까지 이어지는 전국 유일의 산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전국 유일의 손명주 생산지인 경주 두산명주마을과 2021년 설립된 상주 한국한복진흥원이 그 기반이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김혜경 여사를 비롯해 각국의 인사가 모이기도 했다. 캐나다 총리 배우자 다이애나 폭스카니 여사, 중국 린 루 엔조이키즈 최고경영자(CEO), 프랑스 로랑스 드 바르부아 GS1 CEO, 인도네시아 아니디아 바크리 상공회의소 회장, 신타 캄다니 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모였으며 홍콩·멕시코·필리핀·태국 등 APEC 회원국 경제인 50여 명도 참석했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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