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통지 의무 협약 추가 방안 협의
장기 근속자 신차 할인 기간 확대 요구
현대차·한국GM·HD현대 3사 동시 파업
노란봉투법 범위 확대가 파업의 빌미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신사업 진출이나 해외 부분조립생산(SKD) 공장 증설에도 노조 동의를 반영하는 단체협약 조항을 추가하자고 사측에 요구했다. 경영상의 결정까지 노조가 개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는 것으로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맞물리며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최근 조합원들에게 '신사업 통지 의무'를 올해 단체협약에 추가하는 방안을 사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산업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만큼 신사업 진출은 고용 안정과 직결된다"라며 "사전 통지는 고용 안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로봇이나 미래항공교통(AAM) 등 신사업에 투자할 경우 사실상 노조의 동의가 필요해진다.
또한 노조는 해외 공장 설립뿐 아니라 SKD 공장 증설에도 사전 통지를 요구했다. 지금까지는 해외 공장 신·증설 시에만 고용안정위원회 의결을 거쳤지만 SKD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SKD는 모듈 상태로 수출해 단순 조립만 하는 공장을 뜻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과 SKD 공장 증설까지 노조와 상의해야 한다면 의사결정이 늦어지면서 산업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 노조는 장기 근속자 신차 할인 적용 기간을 '출시 6개월'에서 '판매 개시 6개월'로 늦춰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노조원 혜택 기간이 확대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노란봉투법을 등에 업은 무리한 요구"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3일 울산 5개 공장에서 4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오후 1시 30분부터 생산라인이 멈추면서 시간당 375대를 생산하던 울산 공장은 약 1500대의 손실을 입었다. 전주와 아산공장도 4시간씩 중단됐다.
최근 미국 수입차 관세 여파로 철수설까지 불거진 한국GM 역시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4시간 부분 파업을 이어갔다.
조선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 3사 노조는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 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 결정을 파업 이유로 들었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합병이 노조 반발을 키운 것이다.
이는 쟁의행위 범위가 임금·근로조건에서 구조조정과 사업 통폐합까지 확대된 노란봉투법이 파업의 빌미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노조는 "합병으로 희망퇴직이나 일방적 전환 배치가 이뤄지면 맞서 싸우겠다"라며 "고용안정 합의서 작성을 요구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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