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더본코리아가 기업 간 거래(B2B)용 소스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겠단 포부를 내세웠다. 상장 이후 각종 논란이 끊이질 않던 더본코리아는 이번 신규 사업과 함께 백종원 대표가 사재 100억원 출연까지 나서 이미지 쇄신과 주가 부양에 힘을 보탤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더본코리아는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TBK(The Born Korea)’ 브랜드 론칭을 알리고 B2B용 소스 출시와 해외 유통 사업 전략 등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는 백종원 대표가 직접 나섰으며, 시식회와 질의응답까지 진행됐다.

더본코리아는 양념치킨소스, 매콤볶음소스, 간장볶음소스, 된장찌개소스, 김치양념분말, 떡볶이소스, 장아찌간장소스 등 7종을 우선적으로 출시하고, 연말까지 쌈장소스, 매콤찌개소스, LA갈비소스, 짜장소스 등 4종을 추가해 총 11종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해외에 수출할 예정이다. 외국인들도 소스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패키지 전면에 QR코드를 부착해 레시피 영상과 온라인 구매로 연결되도록 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더본코리아는 B2B에 우선적으로 판매하지만 향후 소포장 B2C도 판매할 예정이다.

더본코리아는 상장 당시부터 주요 성장 동력으로 수출용 소스 사업을 언급해왔다. 해외에서도 한국 식당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이들 가맹점이나 식당에 한식 맛을 잘 낼 수 있는 B2B 소스를 공급해 규모가 큰 식자재 시장에서 매출을 키워나가겠다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한 매출 증대를 통해 가맹점과 상생하기 위한 투자로 선순환하는 구조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백종원 대표는 “국내 가맹 사업이 사실 쉽지는 않고 녹록지가 않았다”며 “상장 이후 앞으로의 가맹사업 확대나 주력 사업에 대해서 어떻게 갈 것이냐는 고민도 굉장히 많이 했었고, 그래서 내린 결론이 해외 시장에 소스를 만들어 해외 유통을 키워서 만든 자금을 가지고 더 연구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며 “점주들과 상생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해서 재투자 하고 그 투자로 인해서 다시 한 번 또 가맹점들의 매출도 더 극대화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본격적인 TBK 소스의 글로벌 진출을 통해 2030년까지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시아·미주·유럽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단계별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대형 유통업체 및 현지 레스토랑과의 협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백종원 대표가 직접 영업에 나선다. 올해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대만, 중국 등을 순방하면서 직접 소스 시연회를 운영하고, 해외 바이어 및 현지 셰프들과 미팅도 주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백 대표는 “미국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한식에 대한 니즈가 크다. 유럽은 열리지도 않은 시장”이라며 “70~80년대 종합상사를 목표로 삼고 싶다. 종합상사가 국내에 외국 자본을 끌어왔듯이 소스통들을 등에 짊어지고 해외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중국 소형마트까지도 깔아서 미국부터 시작해 유럽 등 시연회를 다니며 홍보 판매를 준비 중이다. 가까운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도 좋다. 이런 시장은 자체 수요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TBK 소스 론칭과 함께 전 세계 현지 환경에 맞춘 조리법·레시피·셰프 트레이닝·품질 보증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글로벌 푸드 컨설팅’ 사업도 본격화한다. 단순 소스 공급을 넘어 메뉴 개발과 운영 컨설팅까지 지원하는 차별화된 B2B 모델로, 독일 글로버스 푸드코트에서 ‘비빔밥·덮밥’ 메뉴를 성공적으로 론칭했고 에쉬본 지역 2호점과 유럽 전역 확장을 추진 중이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의 대중적 인기를 밑받침 삼아 2024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하지만 그 이후 품질·원산지 허위 표시, 지역 축제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농지법 및 식품 위생법 위반 의혹, LPG 안전 문제, 임직원 성희롱 면접 논란 등 다양한 법적·도덕적 이슈가 잇따랐다. '빽햄' 가격·함량 논란과 감귤맥주 원재료 논란 등 브랜드 신뢰성에 타격을 준 사건들도 연이어 발생했다. 여기에 상장 후 보호예수 해제 시점에 맞춘 ‘대량 주식 출회 우려(오버행)’와 함께 주가가 상장 당시 고점 대비 반토막 이하로 폭락하는 등 주주들의 불만까지 겹치며, 상장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실질적인 매출의 85% 이상이 가맹 사업에서 매출이 일어나는 더본코리아는 각종 논란 이슈에 휘말리며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가맹점주 피해도 발생하기 시작해 실적도 급락했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 225억원, 당기순손실 175억원을 기록했다. 더본코리아가 각종 위법 논란으로 훼손된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고 가맹점 피해를 줄이기 위해 300억원의 상생지원금 투입하고, 주요 브랜드 메뉴를 최대 50% 할인해 비용 전액을 본사가 부담한 것이 수익성 저하에 영향을 줬지만, 매출액 자체가 전년 대비 35% 줄어든 741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 하락이 단순히 비용 집행 때문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더본코리아는 브랜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최근 감사·홍보·정보보안 조직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품질·가맹·유통 관리 체계를 강화했으며, 전략기획본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두고 신속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체제로 전환했다. 또한 백 대표는 개인 보유 주식 92만337주를 담보로 담보대출 20억원, 한도대출 100억원 등 총 120억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주식담보 대출 120억원 중 100억원은 백 대표의 사재 출연 자금”이라며 “지난 6월 30일 발족한 상생위원회 운영과 안건 실행 비용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은 주가 부양과 더불어 실적 확대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백 대표는 해외 소스 사업 매출 비중을 가맹 사업 매출 비중보다 더 크게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맹 사업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백 대표는 “소스 사업의 출발은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에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라는 거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바램은 나중에 해외 사업이 커져서 프랜차이즈 사업 매출 퍼센티지가 적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비중이 매출의 비중이 준다는 거지 제일 신경 써야 할 것은 국내에 있는  가맹점주들”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