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5개 공항 노동자 무기한 파업
인력 충원·교대 근무제 개편 등 요구

인천·김포공항 등 전국 15개 공항 노동자들이 1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해외로 떠나는 526만명에 달하는 여행객이 혼란을 겪을 전망이다.
전국공항노동자연대 파업 첫날인 이날은 환경미화, 교통 관리, 소방, 기계시설 관리, 터미널 운영 직군 인력 등 2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3조 2교대→4조 2교대 전환 △낙찰률 임의 적용 폐지 △모·자회사 불공정 계약 개선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안석 인천공항지부장은 "이번 요구는 오랫동안 쌓여온 숙원"이라며 "죽음의 연속 야간노동을 강제하는 교대제를 반드시 고치고 수년간 쌓인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강조했다.
노동자연대는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전국공항노조 소속으로, 인천·김포공항을 포함한 전국 15개 공항에서 활주로 및 청사 유지보수, 소방, 전기설비 관리 등을 담당하는 약 1만5000명의 노동자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오는 3일 개천절과 추석 연휴 기간에도 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며 요구사항이 수용될 때까지 무기한 파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업에는 민주노총 조합원이 참여했고 한국노총 조합원은 요구 조건에 대한 시각 차이로 참여하지 않았다.
전날까지 노조는 공사 측과 8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인주 전국공항노조 중부본부장은 “공항공사는 자회사 직원이 모회사 직원보다 임금을 더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책임을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행 3조 2교대(이틀 주간 근무, 이틀 야간 근무, 이틀 휴식)는 뇌·심혈관 질환과 난임·유산 등을 초래한다고 한다. 이를 개선하는 것이 4조 2교대(하루씩 주간 근무, 야간 근무, 휴식, 휴식)다.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내년 3월 10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자회사 직원이 모회사에 공동교섭을 요구할 수 있으며 3조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법 통과 후 시행 준비 단계인 지금부터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파업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양대 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245만3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같은 기간 김포공항 등 전국 14개 지방공항은 281만명이 이용할 예정이다.
양대 공사는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했다. 자회사 등과 협력해 필수유지업무 인원과 자회사 내·외부 대체인력을 투입해 현재까지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 공사는 철도·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기내 반입 금지 물품 사전 확인 및 기내 반입 수하물 최소화, 공항 출발 전 항공편 정보 재확인, 탑승 3시간 전 공항 도착을 당부했다.
공사는 스마트 서비스 이용 확대를 위해 스마트패스(안면인식 출국 서비스) 전용 출국장을 기존 3개소에서 5개소로 늘리고 공항 출발 전 출국장별 소요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출국장별 예상소요시간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추석 연휴에 일본을 가기로 한 임 모씨(남·38세)는 여성경제신문에 “비싸게 항공권을 예매해 일본에 처음 가는데 공항 노조의 파업 때문에 차질이 생기는 건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설 명절 당시 SNS에는 보안 검색에 긴 줄이 이어지면서 "출국 3시간 전에 가도 벅차다", "최소 5시간은 잡아야 한다"는 하소연이 넘쳐났다.
여성경제신문 이상무 기자 sewoen@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