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수 천연 미네랄의 '먹는 샘물'
미네랄 합성 첨가한 '혼합음료'
한 브랜드에 여러 수원지인 경우도
‘먹고, 마시고, 입고, 바르고, 보는' 모든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유통가 뒷얘기와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비재와 관련된 정보를 쉽고 재밌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자 주]

올 여름 무더운 날씨에 생수를 찾는 일이 많으셨죠? 마트나 편의점 생수코너를 가면 수많은 제품이 진열돼 있어 어떤 걸 골라야할지 고민이 되는 경험 누구나 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생수 제품들이 다 같은 생수가 아니라는 점 알고 계신가요?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수는 크게 성분과 규격, 제조방식에 따라 ‘먹는 샘물’과 ‘혼합 음료’로 나뉩니다.
1995년 제정된 ‘먹는 물 관리법’ 제3조에 따르면 ‘먹는 물’이란 먹는 데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자연 상태의 물, 자연 상태의 물을 먹기에 적합하도록 처리한 수돗물, 먹는 샘물, 먹는 염지하수, 먹는 해양심층수 등을 말합니다.
그중 ‘먹는 샘물’이 우리가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생수입니다. 지하 암반층에서 퍼 올린 자연수를 먹기에 적합하도록 물리적으로 처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조한 물로, 일반적으로 마트나 편의점에서 사먹는 ‘삼다수’, ‘아이시스’, ‘백산수’ 등이 먹는 샘물에 속합니다.
‘혼합음료’로 표기돼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혼합음료는 지하수나 수돗물을 여과해 만든 정제수에 미네랄 등 합성첨가물을 가공·첨가한 물을 말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공전 제4조에 ‘혼합음료’는 ‘먹는 물 또는 동식물성 원료에 식품 또는 식품 첨가물을 가해 음용할 수 있도록 가공한 것’을 의미한다고 돼 있는데요. 혼합음료에 해당하는 제품은 오리온 ‘제주용암수’, 쿠팡 ‘제주 탐사수’ 등이 있습니다.
먹는 샘물과 혼합 음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미네랄에 있습니다. 물리적인 여과 과정만을 거친 ‘먹는 샘물’에는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등 천연 미네랄이 있고, 혼합음료에는 인위적으로 미네랄을 첨가한 것이 특징입니다.
먹는 샘물과 혼합음료는 규제 기준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먹는 샘물은 환경부 관리 하에 50개 항목 검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1t당 2200원의 수질개선 부담금도 부과됩니다. 반면 혼합음료는 식약처 기준 8개 항목 검사만 받고 300t 이하 취수 시 부담금이 면제됩니다.
먹는 샘물 중에서는 같은 브랜드라도 수원지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한 생수 브랜드가 한 가지 원천수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별로 분산된 취수원을 갖고 있는 것인데요.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8.0이 이에 해당됩니다. 같은 브랜드라도 수원지마다 미네랄 함량 등 성분 차이가 있으나, 동일 라벨로 유통됩니다.
또한 국내 수원지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같은 수원지에서 물을 끌어올렸지만 브랜드가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이에 같은 수원지라도 브랜드마다 가격이 다른 경우가 생기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혼합음료라고 해서 무조건 품질이 안 좋은 것일까요? ‘혼합음료’ 표기는 가짜 생수나 불량품이라는 뜻이 아니라, 단지 식약처의 식품 분류 기준상 물+부가물이란 의미입니다. 혼합음료는 특정 성분을 강화할 수 있어 오히려 미네랄 섭취 면에서는 생수에 비해 더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최적의 물맛을 위해 미네랄 성분 조절, 알칼리수 등 특정 성분 강화 등으로 차별화한 것이 혼합음료의 특징이지요.
최근에는 해양심층수 제품도 흔히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먹는 해양심층수’는 최소 수심 200m 이상 외해와 육지 영향이 적은 심층에서 취수해 탈염 과정을 거쳐 음용할 수 있게 만든 물을 말합니다. 염분 제거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자연 상태의 물이 아니며, 이에 먹는 샘물이 아닌 혼합 음료에 포함됩니다. 미네랄이 풍부하고, 세균과 오염물질이 적은 것이 특징이지요. 국내에서는 해양수산부의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리되며, 먹는 물용으로 정제 후 판매 가능합니다. 대표적으로 CJ 미네워터, 글로벌심층수 딥스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요즘 환경을 위해 생수 라벨지가 사라지면서 겉모습만 보면 대부분 똑같이 보이죠. 이럴 때는 브랜드보다 제품에 적힌 품목 명을 확인해 보는 게 좋아요. 뚜껑이나 병목 각인에 작게나마 ‘먹는 샘물’인지 ‘혼합음료’인지 필수적으로 적혀 있는데, 이를 꼭 확인하고 자신에게 맞는 걸 고르면 됩니다. 또한 먹는 샘물에만 표기할 수 있는 ‘천연 미네랄’이나 ‘내추럴 미네랄’ 같은 문구도 참고하면 선택에 도움이 돼요.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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