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호조에 채용 확대
PB 등 고연봉 직무 선호 현상

증권사들이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속속 시작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상반기 증시 호황으로 실적을 끌어올린 국내 증권사들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일부 대형 증권사들이 공개채용으로 인재 확보에 나서는 반면, 정기 공채 없이 수시 채용을 유지하는 곳도 있어 상반된 채용 전략 엿보인다. 이 가운데 직무 선호도가 특정 부문에 집중되는 현상은 여전히 심화되는 모습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삼성·한국투자·KB·교보증권 등이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다. 다만 미래에셋·대신·SK증권 등은 필요에 따라 수시 선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은 2010년 이후 15년 만에 본격적인 대졸 공채를 재개한다. 그간 경력직 채용으로 인력을 충원해 온 메리츠증권은 투자은행(IB), 리테일(소매), 정보통신(IT) 등 분야에서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다. 채용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증권은 자산관리(WM), IB, 글로벌마켓운용, 세일즈, 리서치, 디지털 서비스, 기획·운영 등 전 부문에서 신입 공채를 진행한다.

한국투자증권은 다음 달 1일까지 프라이빗뱅커(PB), IB,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운용, 홀세일, 퇴직연금, 리서치, 경영·리스크관리, IT·디지털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지원 접수를 받는다. 특히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이달 서울대와 고려대 채용설명회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며,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연세대, 한양대를 찾아 우수 인재 확보에 주력한다.

하나증권은 상반기 채용연계형 인턴 방식으로 20명가량의 신입사원을 선발했으며,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채용을 이어갈 방침이다. KB증권은 지난해와 유사한 두 자릿수 규모 채용을 계획 중이며 이달 내로 공채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교보증권은 본사영업과 지원, 지점영업 부문에서 오는 7일까지 하반기 대졸 공채를 실시한다. 

반면 공채 계획이 없는 증권사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SK증권 등은 통상적인 공채 대신 각 부서 수요에 따라 인력을 선발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증권사들이 신입 채용 확대에 나서는 배경에는 상반기 실적 호조가 있다.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순이익 합계는 4조49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8% 증가했다.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과 거래대금 확대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직무별 급여에는 차이가 확연하다. NH투자증권 기준 올해 상반기 직원 평균 급여는 약 1억500만원이지만, 본사 영업 직원(남)의 평균급여는 1억4400만원으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본사지원(남) 평균급여는 9900만원에 그쳤다.

증권사 취업을 준비하는 김모 씨(25·여)는 본지에 "같은 시간 일한다면 당연히 보상이 큰 PB·IB·운용 부문을 선호하게 된다"며 "어렵게 스펙을 쌓아 온 만큼 내 집 마련과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보상 수준이 높은 직무를 택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이 좀 어려워도 '금융 치료'하면 된다"며 "이번 상반기 실적 호조처럼 업계 상황이 좋아져서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권에서 채용을 늘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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