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리츠·신한·하나·키움 심사 유지
11월 최종 판정 앞두고 IB 인력 경쟁

금융위원회가 삼성·메리츠·신한·키움·하나증권 등 5곳 증권사가 낸 발행어음 인가 신청에 대한 심사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삼성·메리츠·신한·키움·하나증권 등 5곳 증권사가 낸 발행어음 인가 신청에 대한 심사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삼성·메리츠·신한·키움·하나증권 등 5개 증권사의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해당 증권사들에 대한 최종 인가 여부는 오는 11월께 결정될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안건소위원회에서 5개 증권사 모두에 대해 심사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금융감독원은 키움증권을 제외한 4개 증권사에 대한 심사 중단을 금융위에 건의했으나, 금융위는 정책적 방향성과 업계 형평성 등을 고려해 이같이 판단했다.

금융위는 증권사의 발행어음 사업 활성화가 벤처·혁신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목표임을 감안해, 실제 인가 시점에 제재 여부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또한 다수 증권사가 일괄 신청한 상황에서 일부만 심사를 중단할 경우 명확한 결격 사유가 아닌 이상 해당사에 낙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현재 본 심사가 이어지면서 각 증권사는 투자은행(IB) 부문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전방위적인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발행어음 사업이 전통적 IB 딜 소싱 역량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어, 증권사 간 전문인력 영입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IB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경력직 채용에 집중하고 있다. 브로커리지 중심으로 성장해 온 만큼 IB 부문이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메리츠증권은 IB 강화 목적으로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를 상임고문으로 영입했으며, NH증권 출신의 IB 전문인력 유치를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IB사업부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투자 신청에서부터 심사와 실행에 이르는 전 단계를 처리할 수 있는 모험자본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체계를 정비했다. 삼성증권은 기존 IB 역량을 보완하면서 오는 2028년까지 모험자본 공급을 5조원 규모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책무구조도를 선제 도입해 내부 통제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인가에 총력을 기울이는 배경에는 한국투자증권의 선례가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이익이 크게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1조14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업계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냈다. 지난 6월 말 기준 발행어음 잔액은 자기자본의 174%인 17조9725억원에 이른다.

현재 발행어음 인가를 받아 사업을 운영 중인 곳은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증권 등 4개사뿐이다. 이번에 추가 사업자가 나오면 단기간에 수십조 원 규모의 모험자본이 첨단산업과 벤처기업 등에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발행어음 업무는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하지만, 매년 3% 이상 원리금 제공이 요구되는 만큼 운용 능력 차이에 따라 실적 편차가 커질 수 있다. 발행어음업 인가에 도전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본지에 "내부통제와 사업역량이 부족할 경우 인가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심사 대응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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