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이자·낮은 위험에 '파킹' 수요 급증
1년 8개월 간 29% 증가, MMF도 역대 최대

일반 투자자가 보유한 증권사 환매조건부채권(RP)이 잔고 98조원을 넘겨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 불확실성에 머니마켓펀드(MMF) 등 대기성 자금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었다.
RP는 증권사가 일정 기간 뒤 사들인다는 조건으로 유통하는 채권으로, 높은 이자와 낮은 손실 위험 덕에 여윳돈을 넣어두는 '파킹' 상품으로 인기가 높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대고객 RP 매도 잔고는 지난 4일 기준 98조8494억원으로 역대 최고액 기록을 경신했다. RP 매도 잔고는 금융회사가 아닌 개인·법인 고객에게 팔린 RP의 총 값어치를 뜻한다.
작년 연초 76조5891억원이었던 RP 매도 잔고는, 꾸준히 증가해 올해 7월31일엔 처음으로 98조원대를 넘겼다. 약 1년 8개월 동안 잔고는 29.1% 불어났다.
증권사의 대표적인 단기 자금 조달 수단인 RP는 예금자보호법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증권사가 보유한 국고채 등 우량 채권을 담보로 해, 손실 위험이 적고 통상 3%대를 넘는 높은 이자를 줘 예·적금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RP는 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통해 많이 구매하며, 원화 RP와 달러 RP와 같은 개별 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RP의 비중이 커지면서 해당 상품의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논의도 활발하다.
한국은행은 올해 4월 '금융시장 내 비(非)은행 부문 비중 확대로 수요 불확실성 위험이 커졌다'며 RP 매입을 정례화한다고 밝혔다.
그간 한은은 코로나19 사태 등 비상 상황에서만 일시적으로 RP 매입을 해왔는데, 이를 정기 매입으로 전환해 유동성 수급의 불균형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RP와 함께 대표 파킹형 상품으로 꼽히는 MMF(머니마켓펀드)에도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MMF 잔고는 지난 5일 기준 233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