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편의점·패션업계 '기대감 고조'
사용처 혼선 속 업계 마케팅 경쟁
직영점 불가, 안내물 부착 총력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 둘째 날인 22일 서울 시내 올리브영 가맹점에 민생회복 지원금 사용처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 둘째 날인 22일 서울 시내 올리브영 가맹점에 민생회복 지원금 사용처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에 사는 40대 한 주부는 “소비쿠폰 받으면 아이 학원비를 결제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50대 주부는 “아이 안경을 바꾸고 자동차 타이어도 교체하겠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한 30대 직장인은 “그동안 비싸서 못 사먹었던 소고기나 횟집에 가서 먹을 생각이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또 다른 직장인은 “미용실에 갈 생각이다. 한번 가면 큰돈 쓰고 적립해 두면 된다”고 답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이 본격화되면서 이번 쿠폰 사용 행태는 ‘나를 위한 작은 사치’인 플렉스 소비와 ‘꼭 필요한 곳에 나눠 쓰는’ 실속 소비로 나뉘는 분위기다.

이처럼 소비쿠폰을 어떻게 쓰겠다는 계획은 세워뒀지만 사용처 기준이 까다로워 각종 안내가 있어도 해당 매장이 사용 가능한 매장인지 헷갈려 하는 이들이 많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선 사용할 수 없고 연매출 30억원 이하 매장에서만 쓸 수 있는 등 각종 기준 때문에 사용 전 꼼꼼히 확인해야 될 필요가 있다. 

업계에선 사용처 제한이 있더라도 대부분의 업종이 침체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번 소비쿠폰으로 인해 소비 진작 효과가 확산되며 산업 전반에도 활기를 띌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각 업계에선 소비쿠폰 사용을 겨냥한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되는 추세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신청이 지난 21일 시작됐다. 소비쿠폰은 대형마트, 백화점, 유흥업소를 제외한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소상공인 가맹점과 일반 가게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외식 프랜차이즈, 편의점, 생활용품점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동일한 업종이라 하더라도 브랜드별 매장 운영 방식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 같은 브랜드라 해도 직영점에서는 사용이 제한되며, 가맹점 역시 연 매출이 30억원 이하인 경우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사용처로는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꼽힌다. BBQ, bhc, 교촌치킨 등 치킨프랜차이즈는 가맹점 비중이 90%에 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매장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는 스타벅스의 경우 모두 직영점이기 때문에 사용이 안 된다. 다만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은 가맹점이 많아 대체로 사용이 가능하다. 버거 프랜차이즈에서는 가맹점 비중이 90% 가량 되는 롯데리아, 맘스터치에서 사용할 수 있다. 맥도날드, 버거킹은 가맹점 비중이 각각 15%, 25%다. 직영 비중이 높기 때문에 사용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제빵 프랜차이즈도 대부분 매장에서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 뚜레쥬르, 파리바게뜨는 각각 가맹 비중이 99%, 90%이기 때문이다. 반면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인 빕스와 아웃백은 직영 비중이 100%여서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서울 일부 직영점의 경우 ‘땡겨요’ 앱을 통해서라면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곳도 있어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형마트, SSM(기업형 슈퍼마켓), 백화점, 면세점, 온라인 쇼핑몰 등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이번 소비쿠폰 정책의 취지에 따라 사용처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대형마트 내부에 입점한 일부 매장들, 예컨대 음식점, 안경점, 미용실 등 테넌트 매장은 사용이 가능하다. 유통사 측은 쿠폰 사용이 가능한 테넌트 매장 목록을 별도 공지할 계획이다.

식자재마트는 정부가 비수도권 주민들의 이용 편의를 고려해 포함을 검토했지만, 소상공인 단체들의 반발로 연 매출 30억원 이하 매장으로 사용처를 제한했다. 대형마트와 큰 차이 없는 식자재마트까지 허용하면 골목상권 보호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배민 앱 개편 예정 화면 /배달의민족
배민 앱 개편 예정 화면 /배달의민족

배달앱 일부 서비스에서도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 앱에서 직접 결제하는 건 제한되지만 배달원이 카드 단말기를 지참해 현장에서 대면 결제하는 경우는 사용 가능하다. 이 때문에 ‘직접 결제’ 혹은 ‘만나서 결제’가 가능한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는 일부 사용이 가능하지만 쿠팡이츠는 지원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입점 외식업주의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편의점 업계도 소비쿠폰 주요 사용처로 떠오르고 있다. GS25, CU, 세븐일레븐 등은 대부분 가맹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쿠폰 사용이 가능하다. 이들 편의점은 코로나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처럼 매출 반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과 기획전을 선보이며 장보기 수요를 공략하는 데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CU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인 ‘포켓CU’에서 포인트 페이백과 간편식 한정 판매를 진행 중이고,  GS25는 인기 라면 제품과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대상으로 제휴카드 이용 시 2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축산물 기획 상품도 마련했다. 세븐일레븐은 생필품 할인 및 택배 상품 중심의 기획 행사를 준비했다.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전체 매장 중 약 30%가 가맹점이다. 이에 다이소 전체 매장 수인 1576곳 중 약 483곳의 가맹점 매장에서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 쿠폰 사용 가능 매장에는 스티커가 부착돼 있고, 다이소몰 홈페이지나 앱에서도 해당 정보가 안내되고 있어 이용 전 확인이 가능하다. 다이소는 별도의 프로모션이나 할인 행사는 진행하지 않는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도 전체 매장 중 16%만 가맹점이다. 이에 1379개 매장 중 221개 매장만 사용 가능하다. 특히 서울에서는 단 22개 매장만이 소비쿠폰 사용 대상에 포함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 가맹점도 소비쿠폰 사용 대상에 해당된다.

편의점 GS25 매대에 소비쿠폰 행사 안내가 부착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편의점 GS25 매대에 소비쿠폰 행사 안내가 부착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부진한 실적을 겪고 있는 국내 패션업체들도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먹거리 중심 소비가 많겠지만, 그동안 소비 심리위축에 의류 소비를 줄여왔던 터라 여유가 생기면 의류 구매 수요도 살아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특히 대리점, 가두매장을 두고 있는 의류 브랜드들이 소비쿠폰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여름철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민생회복 이벤트’를 통해 최대 10만5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전국 약 150개 대리점에서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패션그룹형지의 크로커다일레이디·샤트렌과 형지 계열사 까스텔바작·에스콰이어, 세정의 웰메이드·올리비아로렌, 신원의 베스띠벨리 등도 전국 수천 개에 달하는 가두점에서 쿠폰 사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며 소비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비쿠폰 주요 사용처는 농축수산물 구입(34.0%)이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생필품(30.5%)과 외식(26.2%)이 이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주로 식료품, 생필품, 외식 등에 소비쿠폰을 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는 쿠폰 사용 가능 매장 홍보물을 부착해 소비자 혼선을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매장마다 사용 가능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다음 주부터는 매장에 소비쿠폰 사용 가능을 알리는 안내물을 부착할 예정”이라며 “현장에서 혼선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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