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효과로 편의점 매출 급증
쌀·고기 등 먹거리 수요 늘어
업황 회복은 구조적 한계로 미지수

CU 매장 내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임을 알리고 있다. /BGF리테일
CU 매장 내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임을 알리고 있다. /BGF리테일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배포된 이후 편의점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완연한 업황 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물가에 따른 내수 침체, 소비 양극화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소비쿠폰 효과는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비쿠폰 사용이 시작된 이달 22~23일 이틀간 주요 편의점들의 매출은 전월 대비 일제히 두 자릿수 이상 증가율을 나타냈다. 편의점은 99% 가량이 가맹점으로 소비쿠폰 주요 사용처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가 사용처에서 제외돼 편의점이 대체 장보기 채널로 떠올랐다. 편의점에서 잘 구매하지 않던 품목인 쌀, 고기류, 간편식 등 먹거리 수요가 높아지며 편의점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편의점에서 자주 팔리지 않는 쌀과 잡곡 등 양곡류의 이틀간 매출 증가율이 GS25 12.9%, CU 25.0%, 세븐일레븐 50.0%, 이마트24 94.0% 등으로 집계됐다. 고급 아이스크림 매출도 CU 33.0%, 세븐일레븐 50.0%, 이마트24 86.0% 등의 신장률을 보였다.

각 사별로 보면 CU는 도시락·김밥·샌드위치 등 간편식 매출이 22.7%, 즉석밥 28.3%, 음료 매출은 44.5% 각각 늘었다. GS25에선 이틀간 국·탕·찌개 매출이 326.6%, 한우 199.9%, 국산 돈육은 72.6% 각각 증가했다. 이마트24는 해당 기간 매출이 10% 증가했다. 소고기 등 고기류와 간편식 등 먹거리, 생필품 매출이 올랐다.

신선식품과 간편식뿐만 아니라 소비기한이 긴 생필품도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수요가 높아졌다. GS25에서는 롤티슈와 과일 통조림의 이틀간 매출이 각각 42.9%, 33.3%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기저귀 매출이 70.0% 증가, 티슈 등 위생용품은 30.0%, 여성용품은 20.0% 각각 증가했다. 이마트24에서는 세제류와 자외선차단제 매출이 각각 41.0%와 208% 늘었다.

편의점 운영사들은 소비쿠폰이 순차적으로 지급되고 있는 만큼 매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지급됐던 재난지원금도 편의점에서 사용된 비중이 5~6%를 차지했다. 이를 비춰봤을 때 이번 소비쿠폰 전체 규모인 총 12조1709억원에서 약 5% 수준인 6000억원이 편의점에서 쓰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주요 편의점들의 실질적인 업황 회복에는 도움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소비쿠폰은 일시적인 효과일 뿐, 역성장 중인 편의점 업계가 다시 반등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올해 1분기(1~3월)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해 2013년 통계 집계 이래 첫 분기 역성장을 기록했다. 편의점 분기 성장률은 지난 2022년 10.8%, 2023년 6.1%, 지난해 4.3%를 기록하며 점차 둔화된 데 이어 결국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편의점 산업은 고정비 부담이 크지 않고 경기 영향을 덜 받아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건이 나았지만, 장기화되는 소비 침체와 외형 성장 한계에 대표적인 불황형 업태인 편의점마저 버티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편의점 산업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여겨졌던 ‘점포 수 늘리기’ 전략도 한계에 부딪혔다. 지난해 말 기준 5만4852개로 전년보다 68개 줄었으며, 산업 태동 이래 처음으로 연간 점포 수가 감소했다. 올해 5월에도 점포수가 지난 3월(4만8628개) 대비 313개 줄어든 4만8315개로 나타났다. 인건비·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과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가 업계 수익성을 빠르게 갉아먹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구조적 여건 속에서의 불황은 단순히 소비쿠폰만으로 회복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실적 역시 어두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GS리테일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 3조87억원, 영업이익 713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4% 증가, 11.9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BGF리테일은 매출이 4.17% 증가한 2조2948억원, 영업이익은 2.49% 감소한 743억원으로 예상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편의점 점포 순증 둔화, 식료품 물가 상승, 근거리 상권 대체 채널이 늘어난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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