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여당 대비 지지율 격차 벌어져
집중투표제·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상임위 집단 퇴장 등 소극적 저항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이렇다 할 투쟁력이나 협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가 가속화되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달 임시국회 중 상법 개정안 추가 처리를 예고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재계가 반대해 온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이다. 민주당은 조만간 공청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법안 처리를 할 방침이다.
민주당이 속도전에 나선 것은 높은 지지율 분위기 속에 당내 강경파가 주도권을 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이 53.8%, 국민의힘은 28.8%를 기록하며 격차가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62.1%가 '잘함'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2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가 95% 신뢰수준에 ±2.0%p, 정당 지지도 조사가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당의 일방적인 입법 추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그동안 주요 법안이 논의되는 국회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집단 퇴장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저항 수단을 보여주지 못했다. 과거 야당의 격렬한 반대로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됐던 모습과 달리 최근에는 이렇다 할 대치 장면조차 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협치를 원하는 민주당 내 온건파조차 제동을 걸 명분을 얻지 못하는 상태다.
특히 국민의힘이 최근 내부 권력 투쟁 속에 혁신위원회가 출범도 전에 좌초된 것은 정권 교체 이후 난맥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안철수 의원은 전날 당 주류와 인적 청산 의견 충돌 문제로 혁신위원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새로운 혁신위원장을 선임하고 혁신위를 다시 띄우겠다고 밝혔으나 친윤과 비윤 갈등으로 인해 동력은 사실상 사그라든 모습이다. 특히 8월 전당대회로 관심사가 쏠려 주어진 시간도 거의 남지 않았다.
대여 투쟁력이 약한 국민의힘이 자체 쇄신에 상처마저 남기면서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를 견제할 기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국민의힘이 이렇게까지 여당에 무기력할 줄 몰랐다. 존재감 없는 야당"이라며 "제도 보완책인 경영 판단원칙 명문화, 배임죄 개선,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 등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는데 2차 상법개정안이 처리되고 반영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들께 용서를 구하고 일부 핵심 분들은 정계은퇴까지 선언하는 자기희생을 보여 우리 당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하는 모습들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국민들이 그런 부분에서 우리 당에 실망을 하고 있지 않나 보고 있다”고 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무 기자 sewoen@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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