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희의 마음을 여는 말하기 비법]
상대가 바라는 것을 짐작하기
너바질(너의 바람 질문)
질문을 들은 사람의 생각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너바질

바라는 것은 항상 있습니다. 일상에서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생각하는 연습을 한다면, 나의 내면을 알아챈다면 삶은 여유롭고, 풍요로워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바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익숙해지면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차리기도 쉬워집니다.

“너, 나 무시해?”라는 말을 하는 사람의 바람은 존중받고 싶다는 것이겠지요?

“당신이 좋아”라고 말하는 사람의 바람은 연결되고 싶다는 것 혹은 행복한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는 것이겠지요?

“오늘 일이 많았어”라고 말하는 사람의 바람은 휴식하고 싶은 것 혹은 나를 좀 알아달라는 것이겠지요?

“맛있는 거 먹자”라고 말하는 사람은 음식으로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는 것이겠지요?

“나, 이거 잘했지?”라고 말하는 사람은 어떤 바람일까요? 처음으로 묻는 말이라면 자신이 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해달라는 것이겠지요?

바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익숙해지면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차리기도 쉬워집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바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익숙해지면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차리기도 쉬워집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나, 이거 잘했지?”

“와오, 잘했네. 이렇게 붙이기 어려웠지?”

“응, 어려웠어. 어려워서 중간에 하기 싫었는데 그래도 참고 꼼꼼히 붙였어.”

“중간에 하기 싫었는데도 참고 붙였구나?”

“응! 잘했지?”

“그래그래, 참 잘했다고 생각해. 뿌듯하니?”

“응, 뿌듯해!”

“노력한 것에 대해 인정을 많이 받고 싶구나?”

“앗, 그런가··· 헤헤”

“여러 번 잘했냐고 물어보는 것이 많이 인정받고 싶은 것으로 보이네. 어떻게 생각해?”

“음··· 생각해 보니 그런가 봐! 나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네··· 고마워, 일깨워줘서!”

상대의 바람을 짐작해서 물어보는 너바질(너의바람질문)은 생각이 넓어지고, 깊어질 수 있게 합니다.

아빠와 자녀가 산책을 합니다. 자녀가 편의점 앞을 지나면서,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응. 그런데 산책 나오기 전에 사달라고 안 하기로 약속했는데···”

“그치? 그렇게 약속했지? 약속을 기억해 줘서 고마워!”

“음··· 하지만 먹고 싶다···”

라고 하며 아이의 걸음이 느려졌습니다. 느리게 걸어서 산책 시간을 넘기게 될 것이 예상됩니다. 아이는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걷습니다. 아빠도 아이의 걸음에 맞추어 천천히 걸었습니다. 한참을 걷다가,

“아이스크림을 간절히 먹고 싶은 거야?”

“아니야···”

“아니구나?”

“응!”

“그럼, 산책이 힘들어서 천천히 걷는 거야?”

“아니야!” 아이는 약간 화가 난 듯 말했습니다.

2번 질문을 했는데 부정의 답을 들었습니다. 한 번 더 조심스레 시도해 봅니다.

“혹시 먹고 싶은 마음과 약속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니?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은 거야?”

“아닌데···”

“그 마음도 아니구나? 알겠어.”

이렇게 3번을 질문했는데 아니라고 할 때는 참으로 난감합니다. 난감한 마음을 표현하고 물어보시면 상대가 편하게 답을 할 수 있습니다.

“아빠는 지금 좀 난감하네.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데, 물어봐도 될까?”

“응! 물어봐!”

“네가 천천히 걸으면서 원하는 것은 뭐니?”

눈을 반짝이며 아이가 대답합니다.

“아빠가 내가 먹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알고 ‘알았어, 사줄게’라고 하면 좋겠어.”

아하, 그거였군요. 스스로 약속을 깨기는 싫은데, 먹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므로 아빠가 이 약속을 깨뜨려주기를 바라는 것이었군요! 이런 경우에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십중팔구는 이렇게 답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말해야겠다고 결정한다면 ‘나의 상황, 느낌, 바람, 부탁’으로 연습한 후 말하면 깜짝 놀랄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말해야겠다고 결정한다면 ‘나의 상황, 느낌, 바람, 부탁’으로 연습한 후 말하면 깜짝 놀랄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아하, 그러면 좋겠구나? 알겠어. 오늘은 아빠가 우리 약속을 깨뜨릴게. 약속을 깨는 것이 아주 부담스럽지만 너를 위해서 깰게.”

“아빠, 고맙고, 신나요!”
“아이스크림 사러 갈까? 맛있게 먹으며 빨리 걸어볼까?”

그러므로 바라는 것을 말하면 상대가 수용해 줄 확률이 높아진답니다. 원하는 것을 세밀히 알아채고 말할 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하세요. 말을 안 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도 있습니다. 말해야겠다고 결정한다면 ‘나의 상황, 느낌, 바람, 부탁’으로 연습한 후 말하면 깜짝 놀랄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성경제신문 고현희 사단법인 사람사이로 이사장 anyangkh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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