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형제·네이버 이해진·롯데 신유열 등
비즈니스 협력 논의···트럼프家 친분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30일 서울 강남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과 중견기업 총수들과 연이어 면담을 가졌다. 이번 만남에는 미국과 사업 비중이 큰 에너지, 방산, IT, 바이오, 반도체, 철강 업계 주요 경영진이 대거 참석해 양국 간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장을 가장 먼저 찾은 인물은 한화그룹 3세 경영인 3형제였다.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은 이날 오전 8시께 호텔에 도착해 트럼프 주니어와 면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면담을 마친 뒤 호텔 커피숍에서 커피를 포장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이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과도 별도 일정을 소화했다.
한화그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김승연 회장이 국내 10대 그룹 총수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았고, 올해 1월 열린 트럼프 2기 취임식에는 김동관 부회장이 참석해 주요 인사들과 교류했다.
이날 면담에는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GIO)도 자리해 트럼프 주니어와 1시간가량 AI 분야 협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어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도 각각 개별 면담을 가졌다.
오후에는 롯데, CJ, 셀트리온 주요 인사들이 면담에 합류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은 인도네시아 출장 직후 곧바로 현장을 찾아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고,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별도 면담을 가졌다. 롯데는 현재 미국에서 석유화학, 바이오, 식품, 호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어 협력 확대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구자은 LS 회장 등이 트럼프 주니어와 회동했으며, 면담은 호텔 내 보안 구역에서 30분~1시간 가량 개별 또는 집단 형식으로 비공개 진행됐다.
트럼프 주니어의 이번 방한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주도했다. 정 회장과 '호형호제'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이며, 같은 개신교 신자라 종교적 유대도 깊다. 전날 트럼프 주니어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정 회장의 자택으로 이동해 정 회장 부부와 만찬을 가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공식 직책은 없지만 '막후 실세'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JD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으로 추천한 것도 트럼프 주니어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8월 한 보수 청년단체가 주관한 정치 콘퍼런스 '빌드업코리아 2024' 행사 참석차 방한한 바 있다.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첫 방한이다.
이면에는 국내 재계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소통할 수 있게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데 따른 것으로도 풀이된다. 미국의 통상 압박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핵심 인사와 한국 재계가 처음 공식적으로 교류하는 자리인 만큼, 어떤 논의가 오갔고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국내 재계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을 마친 뒤 이날 밤늦게 출국할 예정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이번 트럼프 주니어와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의 면담은 단순한 인사 교류를 넘어, 미국 내 사업 확장과 정책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동맹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만큼 에너지, 바이오, 화학, 철강, 유통 업종은 트럼프식 관세 정책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 이번 네트워킹이 향후 정책 예외 적용이나 투자 유치 명분 확보에 중요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관련기사
- 알리·테무·징둥, 한국 물류시장 침투···쿠팡·네이버 ‘생존전쟁’ 시작됐다
- 원가 압박에 식품업계 1분기 실적 '먹구름'···2분기도 가격 인상 릴레이
- “삼양은 미국, CJ는 일본”···유통가 총수들, 비행기 타고 ‘직접 영업’ 나선 이유
- 트럼프 상호관세에 국내 산업계 ‘초비상’···자동차부터 K푸드·뷰티까지
- 美, 한국에 25% 상호관세 정식 발효···모든 국가에 10~49% 부과
- "반도체 흔들려도 갤럭시 S25가 받쳤다"···삼성전자 1분기 매출 최고치
- “AI로 풍요로운 삶에 기여”···롯데, AI 윤리헌장 선포
- "도쿄의 기술, 뉴욕의 공장"···美·日 경제동맹 속 韓 고립 자처
- "롯데 위기를 직시하는 통찰 필요"···IPO 실패에 풋옵션 부메랑
- 신세계백화점, 본점 K-컬처 성지로 도약···지드래곤과 협업
- 정용진 회장, 트럼프판 프리메이슨 '록브리지' 아시아 담당 맡아
- 신동빈 롯데 회장 "10년 뒤 경영환경 예측해 신속히 실행해야"
- [분석] 롯데 신동빈, 與野 상법 개정 동맹 유탄 맞나···신동주의 'L 프로젝트' 연장선 시각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