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 쉘위댄스](73)
비교해 봐야 좋은 선생인지 알 수 있다
강사마다 선호도와 자기 전공이 다르다
댄스를 배우는데 한 선생에게만 배우다가 끝나는 사람들이 많다. 거기서 경험한 것으로 댄스에 대한 종합적이고 결론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다. “다 해 봤는데 별것 아니더라” 내지는 “그 세월에 다른 것을 했으면 벌써 강사가 되었을 텐데 아직 수강생을 못 면하고 있다” 등이다.
충성심이라는 것도 작용한다. 가르치던 강사를 떠나서 다른 강사에게로 가면 배신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주저한다. 댄스를 배우는 동안 다른 학원으로 옮기는 것은 생각도 안 해보는 사람이 많다.
내 경우도 처음 3년간을 한 강사에게 댄스스포츠라고 배웠는데 차츰 열기가 시들해졌다. 계속 새로 신입회원이 들어오니 이미 배운 것을 기초부터 반복하는가 하면, 시들해져서 한쪽 구석에 서 있으면 오히려 부담스러워했다. 나중에 집을 이사하는 바람에 다른 학원으로 옮겼더니 그간 배운 것은 댄스스포츠가 아니라 포크댄스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교 대상이 없으니 몰랐던 것이다. 학원을 옮기지 않았으면 내 댄스 인생도 거기서 끝났을 것이다.

물론 자신에게 잘 맞는 좋은 선생이라면 운이 좋은 경우다. 그러나 선생들은 자기 방식이 있다. 사교댄스를 주로 가르치는 강사가 있는가 하면 댄스스포츠 위주로 가르치는 강사가 있다. 댄스스포츠도 차차차, 룸바, 자이브 같은 라틴댄스 전문이 있고 왈츠, 탱고 같은 모던댄스 전문이 있다. 그러므로 어떤 선생을 만나느냐에 따라 자신의 앞날도 정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떤 선생은 기본이 중요하다며 기본에 너무 오랜 시간을 쏟으면 재미없다면서 수강생들이 다 없어진다. 너무 진도 위주로 나가면 나중에 이미 나쁜 습관이 배어 기본을 다시 익히느라고 애를 먹는다.
여러 강사를 접해 보라는 얘기는 기존 댄스 강사들에게는 별로 좋은 소리가 아니다. 선생들은 누구나 자신이 최고라고 자부한다. 수강생이 다른 데로 가면 당연히 자신의 수입도 줄어드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하면 놔주지 않는다. 그래서 떠날 때는 말없이 떠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배우는 사람마다 목표가 다르다. 그저 건강을 위해서 생활 체육으로 하는 사람, 재미를 위해 하는 사람, 선수 활동까지 꿈꾸는 사람,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 등 각자의 목적과 목표에 따라 선생이 다 해줄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처음에는 뭔가를 배우자니 돈을 내야 한다는데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다행히 동네 주민센터나 체육센터에 댄스반이 있는데 월 회비가 2만원 정도로 별 부담이 없으니 덜컥 거기서 시작한다. 그런데 둘러보니 전부 노인뿐이다. 나이가 있어서 춤도 제대로 못 춘다. 여기서 재미를 잃고 댄스를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거기서 떠나 자신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전문 댄스학원에 등록하는 것이다. 수강료부터 차이가 있다. 월 10만원이면 월 2만원보다 큰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월 2만원짜리 수강생들과 달리 월 10만원짜리 수강생은 여러 가지로 수준이 다르다. 소주나 막걸리 파는 술집에 가보면 마구 떠들고 난장판이지만, 와인 바나 양주를 마시는 술집으로 가면 쾌적하고 대우도 받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댄스의 수준도 다르다.
동네 주민센터는 초급반만 있고 중급반이 없는 경우가 많다. 올라갈 사람이 없어 중급반을 못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 회원이 초급반만 유지하게 되면 신입 회원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전문 댄스학원에 가면 초급반부터 수준별로 클래스가 있다. 자기 기량에 따라 올라가면 된다.
시작은 가까운 동네에서 했는데 좋은 선생을 만나자니 집에서 멀어진다. 다시 갈등이 생기는데 집에서 좀 멀어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 멀다는 것은 자기 기준일 뿐이다. 서울 시내는 한 시간 내외다. 정말 먼 지방에서도 좋은 선생을 찾아 서울까지 배우러 오는 사람도 많다.
여성경제신문 강신영 댄스 칼럼니스트 ksy6922@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