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 쉘위댄스] (69)
코로나 때문에 30년 댄스 인생을 접었다
복귀하려 해도 파트너 구하기 쉽지 않아

코로나 사태는 우리 생활의 변곡점이 된 경우가 많다. 나도 30년간 해 오던 댄스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몇 년 쉬다 보니 다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내 파트너였던 여성도 코로나 사태로 댄스를 그만두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 계속해야 하는 처지다. 체중도 많이 불었다.

계속 댄스를 해 오던 주변 사람들은 다시 댄스를 시작하라고 권유한다. 그간의 노력이 아깝다는 것이다. 그 밖의 사람들도 나를 볼 때 댄스가 곧바로 떠오르는데 더 이상 안 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선적인 이유는 같이 춤을 출만한 사람을 새로 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제 와서 초급반에 들어가서 초급자들과 시간 보내는 것도 내키지 않는 일이다. 그렇다고 상급반에 들어가서 어울리자니 상급반은 고정 파트너들이 있다. 마땅한 파트너가 없는 것이다.

댄스계에 30년을 몸담았으니 계속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현실이 녹록지 않다. /사진=강신영
댄스계에 30년을 몸담았으니 계속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현실이 녹록지 않다. /사진=강신영

사람이 우선이다. 상대가 볼 때 내가 아주 탐나는 존재라면 파트너를 구하기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기존의 파트너와 안 맞아 결별하려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나처럼 홀연히 나타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여성들이 볼 때 내 가치를 제대로 알아주는 사람이 지금은 없다고 보는 것이다. 키도 작고 나이도 많다. 기량이나 경력은 탐나더라도 너무 많은 나이는 치명적이다. 경기대회에서 모던 5종목을 뛰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내 체력은 아직 건재하지만, 여성들에게는 벅차므로 50대가 넘으면 무리다.

여성 선수들도 젊은 남자를 원한다. 당장도 중요하지만, 미래까지 보기 때문이다. 또, 옛 기량을 회복하려면 시간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지금 당장 같이 출 수 있어야 하는데 몇 달을 기다려 준다는 보장이 없다. 한창 경기대회에 나갈 때는 내가 모던 5종목을 모두 구사하기 때문에 일반부, 장년부, 아마추어는 당연하고 프로 부문에도 출전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샀었다.

파트너는 기량 이전에 서로 호감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같이 파트너로서 연습도 하고 경기 대회에도 출전할 수 있다. 전제조건도 있다. 싱글이거나 파트너의 배우자가 이해해 줘야 한다. 배우자 몰래 춤을 추는 사람도 많지만 적어도 춤추다가 졸지에 봉변을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젊은 시절 같지 않아서 남녀가 서로 호감을 갖게 되기는 쉽지 않다. 각자 살아온 경험과 이력이 있다 보니 따지는 것도 많고 순수한 면보다는 계산적이며 이기적일 수도 있다.

그냥 연애하는 상대를 소개해 준다고 해도 손사래를 치는 판이다. 이 나이에 서로 잘 맞는 남녀가 만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시도는 여러 번 해 봤다. 주변 사람들이 계속 관심을 두기도 하고 나도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다 보니 이성을 마주치게 되는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번번이 괜한 짓을 했다는 후회만 남았다. 만만한 사람은 없다.

댄스계에서 고정 파트너를 만난다는 것은 배우자 만나기보다 어려울 수도 있다. /사진=강신영
댄스계에서 고정 파트너를 만난다는 것은 배우자 만나기보다 어려울 수도 있다. /사진=강신영

그래도 운 좋게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 치자. 춤이 우선이어야 하지만 춤 이외에도 파트너에게 신경을 많이 써 줘야 한다. 경제력은 물론이고 감정적으로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혼자 편하게 몇 년 잘 지내다가 나 이외의 사람에게 배려를 해줘야 한다는 그것이 부담된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으니 그럴만한 자격도 미흡한 편이다.

지금처럼 한 달이 멀다 하고 해외여행을 다니면 파트너가 좋아할 리 없다. 해외여행은 내가 선호하는 것인데 그래서 자꾸 공백이 생기다 보면 빈틈이 생긴다.

이 나이에는 춤이 우선이 아니다. 물론 춤을 추게 되면 헬스장에 나가듯이 생활체육으로도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일단 다시 시작하게 되면 그 정도로 유지하기는 어렵다. 또 예전처럼 선수로 경기대회에 나가서 전력을 다해 뛰는 방향으로 매진하게 될 것이다. 그건 좀 부담된다. 그래서 함부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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