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공정성 시비에 '업체 역할' 논란
"당원 확인 자료 없어···검증 필요해"
李 회사 넘겨 받은 B씨 당 홈피 관리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해 1월 20일 오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해 1월 20일 오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당원 DB 시스템 관리를 맡은 업체의 대표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특수관계로 나타나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17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개혁신당 당원 정보 DB 시스템 운영 및 관리 업무를 맡은 A업체의 대표자 B씨가 개혁신당의 홈페이지 관리를 맡는 C업체 대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원소환제에 의해 물러난 허 전 대표 측은 홈페이지 관리 업체 대표와 이 의원 사이에 특수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업체 C의 대표가 이 의원이 과거 창립했던 회사(업체 A)의 사내이사였고 특히 이 의원이 대표직과 사내 이사직을 사임했을 때 그를 대신해 회사 대표직을 맡았기 때문이다.

허 전 대표 측은 지난 1월 24일 금요일 9시부터 1월 25일 6시까지 열린 당원소환제의 당원 관리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당원소환제는 당대표를 포함한 당직자가 당 위신을 해치거나 존립을 위태롭게 했을 때 당원들이 소환해 파면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허 대표의 해임을 대상으로 한 당원소환제투표는 한국 전자투표의 알림톡을 이용한 전자투표로 이뤄졌다.

허 전 대표 측 이병철 변호사는 당원소환투표 시 당원 여부 확인 자료 및 으뜸 당원 여부 및 당비 납부 회수 확인 자료가 없었으며 당비를 아예 내지 않거나 1회만 낸 자들 역시 투표자에 다수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으뜸 당원은 정기적으로 당비를 내는 후원 당원을 개혁신당에서 지칭하는 용어다.

앞서 이준석계 개혁신당 지도부는 지난달 24~25일 당원소환투표를 실시해 허 전 대표의 대표직 상실을 결정한 바 있다. 허 전 대표는 이에 불복해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지난 7일 기각됐다. 허 전 대표 측은 기각 직후 '친이준석계 지도부가 주도한 투표는 신뢰성이 떨어지는 명백한 부정투표'라고 주장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준석 의원은 당 내홍이 시작되자 '당원소환제'를 처음 꺼내 불을 지폈다. 이 의원은 지난달 8일 페이스북에 "작금의 황당한 상황에 이르러 이 상황을 해결할 능력과 의지가 없는 인사들에 대해 당헌에 명시된 ‘당원소환제’를 시행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라고 허 전 대표를 겨냥했다.

B씨는 2017년 대선에서 대학원생 신분으로 안철수 후보 지지 발언을 할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있었던 인물이다. 그는 이후 정치계와 거리를 뒀지만 현재 페이스북 프로필에 '엔지니어의 탈을 쓴 영업직'이라고 적혀 있다. B씨는 여성경제신문과 만나 "당원 관리부터 시작해서 허 전 대표 측의 주장에 굳이 논란을 만들고 싶지 않아 대응을 안 했다"라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당원소환제 과정에서 당원 명부가 사용되지 않았다"며 "당원 소환 사이트에 보면 명부와 상관 없는 내용이고 저희가 유출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B씨가 이 대표와 친분이 있다고 할지라도 개혁신당의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개혁신당 관계자는 "해당 업체가 당원 명부를 갖고 있는 건 확실하다"며 "업체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따라서 당원소환제 투표가 공정하게 관리됐는지에 대해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개혁신당 내홍은 허 전 대표가 지난달 16일 이 의원의 측근인 김철근 당시 사무총장을 경질하면서 불거졌다. 허 전 대표는 당원소환제의 공정성 문제뿐 아니라 당 회계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준석 의원을 포함한 지도부를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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