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법 토론회서 우클릭
2년 전엔 "국민 과로사 강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일 반도체특별법과 관련해 “특정 산업의 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할 경우에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냐’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제외 어떻게?’라는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열고 “저는 기본적으로 노동시간제에 예외를 두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점을 설득하지 못하면 ‘그게 왜 안 되지’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정부의 '최장 69시간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을 노동개악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어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 의도에 궁금증이 모아진다.
이 대표는 2023년 3월 "정부 계획대로 노동시간을 살인적 수준으로 연장을 하면 국민들에게 과로사를 강요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우리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노동시간 개악을 국회에서 철저하게 막도록 하겠다"고 했다.
반도체특별법의 주요 쟁점은 ‘주 52시간 근무 예외 조항’(화이트칼라 이그잼션)의 도입 여부다. ‘주 52시간 근무 예외 조항’은 민주당 주요 지지 기반인 노동계 등의 반발이 있다. 기업인들은 반도체 분야에 한정한 노동시간 유연화에 찬성하지만, 노동계는 산업재해 증가 우려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았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경제계와 접촉을 늘리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반도체특별법 도입 찬성 측에 “총 노동시간을 늘리자는 것인가. 아니면 노동시간을 늘리는 게 아니라 어느 한 시기에 압축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인가”라며 묻기도 했다. 민주당은 토론회 논의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반도체특별법과 관련한 당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방침이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 산업은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첨단 기술이 바탕이 된다”며 “이 중심에 기술 개발이 있고, 그 중심에 연구자가 있는데 시간을 기준으로 연구·개발을 하면 성과가 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전무는 “해외와 비교해서도 우리의 원천 기술이 취약하므로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위원장은 “반도체 특별법에 담긴 52시간 예외는 노동자에게 심각한 위협”이라며 “장시간 노동자의 비중이 높은 나라일수록 자살률과 심혈관질환 발생이 높다는 조사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