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단 정계 7명, 재계 4명 참석 확정
권성동·한동훈, 정국 상황 고려로 불참
현대차, 美 취임 준비위에 14억원 기부
바이든 3배 기부금···취임식 열기 가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일주일 앞두고 한국 정·재계 인사들의 참석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트럼프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100만 달러(약 14억원)를 기부하며 취임식 VIP 티켓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유력 정·재계 인사 다수가 오는 20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확정된 참석자는 정계 7명과 재계 4명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로 구성된 '방미단'이 참석한다. 방미단에는 김석기 국민의힘 외통위원장을 비롯해 김기현, 윤상현, 인요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의 조정식, 김영배, 홍기원 의원이 포함됐다. 이들은 18일부터 20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북한 문제, 한미 동맹, 경제 협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당에서는 방미단과 별도로 나경원·조정훈·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개별 참석한다. 나 의원은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과의 친분으로 초청받았다. 조 의원은 세계은행(WB) 근무 경력, 김 의원은 존 코닌 상원의원의 초청으로 참석한다. 종교계에서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참석한다.
이밖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도 초청받았으나 권 원내대표와 한 전 대표는 국내 정국 상황을 고려해 불참하기로 했다. 홍 시장은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그룹), 우오현 SM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취임식에 참석한다. 특히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취임식과 저녁 무도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초청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대차그룹이 트럼프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장재훈 부회장과 북미 법인장 출신 호세 무뇨즈 사장이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며 정의선 회장과의 면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의 이번 행보는 불안정한 탄핵 정국과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미국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회에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00만 달러 기부 시 트럼프 부부가 참석하는 만찬 티켓 6장과 제이디 밴스 부통령 당선자 및 각료 지명자들이 참여하는 만찬이나 리셉션 참가 자격이 제공된다.
현대차그룹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도요타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취임식 기부에 동참한 것에 발맞춰 기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앞서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고 멕시코와 캐나다 상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차를 포함한 대형 완성차 업체들은 이들 국가에서 주요 부품을 조달하고 있어 이러한 발언을 큰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 중이며 트럼프가 전기차 보조금 폐지 입장을 고수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에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취임식 기부 행렬에는 미국의 주요 기업 총수들도 동참하고 있다. 현재까지 100만 달러를 기부한 인사로는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메타플랫폼의 마크 저커버그 CEO △애플의 팀 쿡 CEO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 등이 10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보잉 등도 참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취임 준비위가 현재까지 1억7000만 달러(약 2499억원)를 모금했으며 목표 금액은 2억 달러라고 보도했다. 이는 4년 전 바이든 대통령이 모금한 6200만 달러의 약 세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기부금은 취임 행사 비용과 트럼프 퇴임 후 도서관 건립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에 NYT는 "취임식 기부 열풍은 막대한 돈을 가진 기부자와 기업들이 얼마나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려는지 알려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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