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3분기 기준 순외화부채 33억 달러
환율 급등···항공사 외화부채 손실 '눈덩이'
2일 대비 대한항공 7.87%↓아시아나 1.7%↓
전문가 "환율 급등에 항공사 손실 불가피"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환율 급등으로 주요 항공사들이 외화부채 손실과 항공유·부품 비용 상승 등 심각한 재무적 부담에 직면했다. /챗GPT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환율 급등으로 주요 항공사들이 외화부채 손실과 항공유·부품 비용 상승 등 심각한 재무적 부담에 직면했다. /챗GPT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환율 급등으로 주요 항공사들이 외화부채 손실과 항공유·부품 비용 상승 등 심각한 재무적 부담에 직면했다. 여기에 연말 해외여행 수요 위축 우려까지 겹치면서 항공업계는 '심각한 난기류' 속에서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3분기 기준 순외화부채는 약 33억 달러에 달한다. 환율이 10원 변동할 때 약 330억원의 외화 평가손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비상계엄 선포 전날 환율은 1401.3원이었으나 이날 1427.4원으로 약 26.1원 상승해 약 861억원의 환차손이 늘어났다. 

주요 거래가 달러로 이뤄지는 항공업계 특성상 고환율은 치명적이다. 항공유 구매, 기체 정비, 부품 수입 등 주요 운영 비용이 증가해 막대한 재무적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항공주도 비상계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비상계엄 선포 전인 2일 기준 한국거래소에서 대한항공은 2만5650원, 아시아나항공은 1만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계엄령 발표 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두 항공사의 주가는 급락했다.

전날 9일 한국거래소에서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1050원(4.32%) 하락한 2만32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같은 날 아시아나항공도 460원(4.66%) 내린 98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장 마감 기준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1.51% 오른 2만3600원, 아시아나항공은 2.29% 상승한 9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두 항공사 모두 비상계엄 발표 전 종가 대비 각각 약 7.87%와 1.7%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연말 해외여행 성수기를 기대하던 항공사들은 환율 급등과 외국 정부의 한국 여행 자제 권고까지 겹치면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국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주요국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 한국 여행 경보를 발령했으며 뉴질랜드는 한국 여행 경보를 1단계(정상적)에서 2단계(신중)로 격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환율 급등으로 항공권 가격과 항공유 비용이 함께 오르면서 항공사들의 재무적 부담이 커진다"며 "항공권 가격을 인상하면 여객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동결할 경우 수익성 악화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정치적 불안정으로 해외에서 한국 여행 자제 권고가 잇따르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 감소는 항공사 입장에서 추가적인 타격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환율 급등과 여객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항공사들은 환승 여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제선 환승 여객 수는 658만4972명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환승 여객 수(643만5857명)를 넘어섰다.

국내 항공사들은 환승 여객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국적사 11곳의 환승 여객 수는 전체의 85%(559만3946명)로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은 단거리와 중·장거리 노선을 적절히 조합해 환승 여객 유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항공 업계는 환승 여객 수요 증가가 고환율 등 경기 변동성 속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 교수는 "환승 여객 유치 등 마케팅 전략을 통해 수익 창출을 모색할 수는 있지만 손실 대비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정치적 안정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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