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선포에 환율 188개월만 최고치 찍고 회복
비트코인 30% 폭 ‘널뛰기’···거래소 마비되기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고 주가와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이 혼돈에 빠졌음에도 한국거래소는 4일 국내 주식시장을 정상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거래소는 시장 사정을 반영해 장 운영 여부를 논의했다. 오전 1시와 7시에 이은 두 번의 임원진 회의 결과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후 새벽 국무회의에서 계엄이 해제된 것을 감안해 정상 운영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오후 10시 30분경부터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지만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자 안정세를 되찾아갔다. 계엄 선포 후 2시간가량 지난 오전 12시 17분경 달러는 주간 거래 종가(1402.9원) 대비 43.6원 오른 1446.5원에 거래됐다.
이는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5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전원 찬성으로 가결된 이후 원-달러 환율은 소폭 하락했다. 야간 거래는 1425.0원으로 주간 거래 종가보다 1.5%가량 오른 채 마감했다.
가상자산 가격도 비상계엄 선포에 약 30% 떨어졌다. 3일 주간에 1억3300만원대에 거래됐던 비트코인은 오후 11시경 8800만원대까지 급락했다. 가상자산 가격이 급변하면서 접속자가 몰리자 국내 모 코인 거래소 사이트에서는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국회에서 해지 요구 결의안이 통과된 뒤 1억3000만원대를 회복했다.
국내 증시 야간선물옵션 지수도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냈다. 오전 12시 20분경 코스피200 야간 선물지수는 전 거래일(331.44) 대비 5%가량 추락한 313.35를 기록했으나 오전 2시 30분 소폭 회복한 322.80으로 마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0분경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에 임명했다. 박 총장은 오후 11시경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를 발표했다. 포고령에는 △일체의 정치활동 금지 △언론과 출판 통제 △파업 의료인 본업 복귀 명령 등 6개 사항이 포함됐다.
이에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안건은 재석 190명이 전원 찬성해 가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대통령실과 국방부에 계엄 해제 요구 통지서를 보내고 계엄 해제를 공고하라고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4시간 가까이 지난 오전 4시 30분경 대국민 담화 생중계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 비상계엄에 금융시장 심야 긴급점검···한은 임시 금통위 개최
- 비상계엄령 해제 결의안 가결···헌법 제77조 '가결 시 즉시 해제해야'
- [현장] 대통령실 앞 시민 출입 통제···차량 정체
- 尹 비상계엄령 “정치활동 금지” vs 민주당 "내란성 직권남용"
- 네이버·다음 카페 계엄령에 접속 불가···"상황 파악 중"
- 尹 '비상계엄령'에 국민 자유 제한···'영장 없이 체포' 가능
- [전문] 계엄사령관 박안수 임명···사령부 포고령
- 국회, 경찰 출입 통제에 아수라장···이재명 "위헌적이고 반국민적인 조치"
- 새벽 배송부터 출근까지…비상 계엄령 소동에도 물류 업계 '이상 無'
- 계엄 선포-해제 따라 '천당-지옥' 오가···'패닉 셀' 투자자 희비
- 충암파 장악에 '계엄 준비설' 현실화···강력 부정 與, 사과는 1명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