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영업익 160% 상승
LG생건·애경 실적 큰 폭 하락
중국 의존도 낮추기가 관건

K-뷰티 3대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의 3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중국 매출 비중이 큰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중국 내수 경기 회복이 지체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보인 반면, 북미 등 서구권 매출 비중을 높이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영업이익이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는 실적 반등을 위한 중국 의존도 낮추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앞서 LG생활건강이 올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낸 데 이어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아모레퍼시픽과 애경산업은 각각 대조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3분기 1조681억원의 매출과 7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160% 상승했다. 북미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알엑스 실적이 본격적으로 편입되면서 실적 호조를 나타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추진 중인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의 효과로 서구권 매출이 급증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들이 북미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것과 더불어, 서구권 매출 비중이 높은 코스알엑스의 실적 편입 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은 전년 대비 1.6% 하락한 53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영업이익은 151%나 증가했다. 면세 채널 매출은 하락했으나, 국내 온라인 및 뉴커머스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에서 매출이 성장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해외 사업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한 4313억원, 영업이익은 24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미주 매출이 108% 증가하고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등)에서 339% 매출이 확대됐다.
주요 자회사 중에서는 이니스프리와 에뛰드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니스프리는 올 3분기 매출액 548억원, 영업이익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72% 하락했다. 에뛰드는 매출액 258억원, 영업이익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78% 하락했다.
에스쁘아와 아모스프로페셔널, 오설록 실적은 성장했다. 에스쁘아는 매출 195억원, 영업이익 1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6%, 22% 증가, 아모스프로페셔널은 매출액 199억원, 영업이익 37억원으로 각각 7% 증가, 9% 하락을 보였다. 오설록은 매출액 214억원,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143% 성장했다.
반면 중국 수요 부진의 타격을 입은 애경산업은 하락한 실적을 보였다. 애경산업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653억원, 영업이익은 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48.0% 감소했다.
특히 화장품사업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570억원, 영업이익은 53.2% 감소한 39억원을 기록했다. 홈쇼핑 채널 운영 효율화를 비롯해 디지털 채널 성장, 다이소 등 신성장 채널 공략 등으로 국내 매출은 성장했으나, 중국 수요 부진과 마케팅 투자 확대로 실적이 감소했다. 생활용품사업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1082억원, 영업이익은 43.6% 감소한 57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올 3분기 매출 1조7136억원, 영업이익 106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 17.4% 감소했다. 지난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자 LG생활건강의 주가는 6% 가까이 하락했다. 전날 2만500원(5.86%) 내린 32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이날은 전일 대비 0.61% 소폭 오른 33만1500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 실적으로만 보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6506억원, 영업이익은 42.8% 증가한 114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헬스앤뷰티(H&B) 등 국내 주요 육성 채널에서는 성장을 지속했으나, 면세점 업황 둔화와 해외 사업 효율화 영향으로 전체 매출은 하락했다. 중국에서는 더후 브랜드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매출 고성장이 이어졌다. 직전 분기와 마찬가지로 마케팅 투자를 확대했지만 해외 수익성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밖에 LG생활건강의 HDB(홈케어&데일리뷰티·생활용품) 사업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5626억원, 영업이익은 11.8% 감소한 412억원을 기록했다. 리프레시먼트(음료) 사업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5004억원, 영업이익은 27.5% 감소한 535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의존도 낮추기 주력
미국·유럽·일본 시장 다변화
각 사는 중국 외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전체 매출에서 일본,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 다변화를 통해 균형 있는 비중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양새다. 다만 인구가 많은 중국 시장 역시 놓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여전히 중국 현지 마케팅도 진행하겠다는 복안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글로벌 리밸런싱’ 및 ‘집중 영역과 일하는 방식의 재정의’라는 두 축의 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성장 잠재력이 큰 미국, 일본, 영국, 인도 등을 글로벌 거점 시장으로 설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중국 사업의 구조 재편과 경쟁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다음으로 더마, 선 케어, 헤어 케어와 같은 핵심 카테고리의 재설정 및 유통 채널의 최적화 등 집중해야 할 사업 영역의 재정의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갈 예정이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 대응을 위해 뷰티 사업은 전략 브랜드와 제품을 집중 육성하고 북미 전용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더페이스샵은 아마존에서 ‘미감수’ 클렌징 라인을 판매하며 주요 제품들이 카테고리 별 상위 랭킹을 달성했다.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월그린스, CVS, 월마트 캐나다, 크로거 등 현지 주요 리테일 채널에도 입점했다. 또 판테놀, 나이아신아마이드, 멀티 비타민 등 고효능 성분을 함유한 스킨케어 ‘올티밋 라인’을 선보이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했다.
빌리프는 북미 히트상품인 아쿠아 밤을 잇는 신제품 ‘아쿠아 밤 쿨링 아이젤’과 ‘슈퍼 드랍스 글로우 세럼’을 새로 론칭했다. 아쿠아 밤 쿨링 아이젤은 세포라 아이 카테고리에서 8~9월 톱 1을 달성했다. CNP는 고보습 기능성 립케어 제품인 ‘립세린’을 앞세워 20주 연속 아마존 립버터 카테고리 1위에 올랐다. 특히 향에 민감한 북미 시장 고객들의 특성을 반영하여 민트, 라임, 베리 3가지 향의 립세린 신제품을 출시했다.
애경산업은 중국에서는 소비 환경 악화로 인해 성장이 둔화됐으나 현지화 제품 출시, 유명 왕홍과의 협업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 다변화 및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했다. 중국 외 글로벌 시장의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루나를 중심으로 현지 유통 채널 입점을 확대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미국에서는 에이지투웨니스(AGE20’S) 선케어류를 선보이는 등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위한 시도를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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