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미래 먹거리 삼는 국내 조선사
풍력사업과 해양구조물 모두 이해도 높아
짧은 시간 내 경쟁력 확보할 가능성 커
삼성重·한화오션·HD현대 이어 성동조선도

해상풍력발전 설치선(WTIV). /산업통상자원부
해상풍력발전 설치선(WTIV). /산업통상자원부

국내 조선·해양 업계가 신재생에너지의 한 축인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너도나도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사들이 풍력사업과 해양구조물 시장 두 곳 모두에 대해 이해도가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해상풍력 시장이 연평균 13% 성장해 2040년까지 1조달러(약 133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계도 해상풍력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노르웨이 국영 종합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와 동해 반딧불이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투입할 풍력발전 설비의 부유식 하부구조물 제작과 마샬링 수행을 위한 독점공급합의서(PSA)를 체결했다. 반딧불이 해상풍력 프로젝트에는 5조원 이상 건설비가 투입될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 계획에 따르면 에퀴노르는 울산에서 60~70㎞ 떨어진 해상에 최대 750㎿(메가와트)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건설을 추진한다. 에퀴노르가 사업자로 최종 선정되면 삼성중공업은 이곳에 투입될 15㎿급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설비 50기의 하부 구조물을 제작한다. 또 이를 타워, 발전터빈과 통합시키는 마샬링 작업을 독점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먼바다에 부력을 가진 부유체를 띄우고 그 위에 발전기를 설치해 바닷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방식이다. 부유식 해상풍력에 필요한 면적은 GWh(기가와트시)당 태양광의 5분의 1 수준으로 좁은 면적에서 발전이 가능하다. 여기에 연안에 설치하는 고정식 해상풍력과 달리 빠르고 강한 바람을 활용해 전기 생산효율이 높다. 

산업부 관계자는 “울산 앞바다에 총 5개, 최대 3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입찰을 진행할 예정으로 반딧불이 해상풍력은 이 사업 계획 중 하나”라며 “덴마크 재생에너지 전문 자산운용사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CIP), 영국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 프랑스 토탈에너지, 노르웨이 에퀴노르 등이 이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2021년 덴마크 해상풍력 기업 카델러로부터 수주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 1척을 진수하며 해상풍력 밸류체인 강화에 나섰다. 이 WTIV는 길이 148m, 폭 56m 크기로 15㎿급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5기를 한 번에 실을 수 있고, 수심 65m까지 발전기 설치가 가능하다. 

한화오션은 지금까지 2척의 WTIV를 인도했고 현재 2척의 WTIV를 건조 중이다. 한화오션은 해상풍력 사업 개발 외에도 하부구조물, 해상변전소 등의 제작, 운송, 설치·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해상풍력 토탈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제작 등을 위해 필리핀 수빅 조선소의 야드(선박 건조 작업장) 일부 부지와 설비를 임차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곳에 향후 10년간 5억5000만달러(약 7342억원)를 투자한다. 지난 4월 HD현대중공업은 스코틀랜드 경제개발기구와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는데, 수빅 등 해외 제작 기지를 통해 해상풍력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견 조선사도 해상풍력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HSG성동조선은 지난 5월 첫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완성했다. 지난해 5월 덴마크 오스테드와 체결한 920㎿ 규모 대만 창화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설치될 해상풍력 하부구조 공급계약에 따른 것이다.

SK오션플랜트는 ㈜안마해상풍력과 하부 구조물 제작 및 공급 우선협상자 선정 계약을 연장하기로 지난달 말 합의했다. 안마해상풍력은 전남 영광군 연안에서 약 40㎞ 떨어진 안마도 인근 해상에 532㎿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을 맡은 회사다. SK오션플랜트는 이번 사업에 14㎿급 발전기와 블레이드(날개), 타워를 지탱하는 하부 구조물(재킷) 38기를 제작해 공급할 예정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들의 해상 풍력 사업 진출은 긍정적”이라며 “해상풍력은 조선사들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신사업이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풍력사업과 해양구조물 시장 두 곳 모두에 대해 이해도가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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