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대비해 6207억원(1.53%) 증가
타 금융기관 대출 조이자 수요 쏠려
정작 카드사는 담담 "연체 관리 노력"

'서민 급전 창구'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의 지난달 잔액이 41조원 이상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서민 급전 창구'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의 지난달 잔액이 41조원 이상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서민 급전 창구'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의 지난달 잔액이 41조원 이상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1금융권에 이어 저축은행이 대출을 조이면서 금융소비자들이 급전 창구인 카드론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문득 숫자만 보면 금융 안전성이 우려가 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카드론 잔액의 증가가 제재를 가할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41조2266억원으로 전월(40조6059억원)보다 6207억원(1.53%) 증가했다.

이는 저축은행 등 서민의 급전 대출 창구가 대출을 조이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98조66억원으로 2개월 연속 100조원을 밑돌았다.

지난달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47%로 전월(14.27%)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가 15.79%로 가장 높은 금리를 기록했으며, 삼성카드 14.89%, 롯데카드 14.82%, 신한카드 14.12%, KB국민카드 14.07%, 하나카드 13.94%, 현대카드 13.67% 순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의 평균 금리는 17.23%로 전월(16.87%) 대비 0.36%포인트 증가했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사에 다시 대출을 받는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도 지난달 1조8510억원으로 전월(1조7869억원) 대비 늘었다. 카드론 대출에서 부실 발생 시 카드사 건전성이 약화될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고객 대출이 연체되면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으로 취급돼 카드사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난 2년간 금리 인상에 따라 원금 및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가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도 카드론 잔액 증가가 여타 금융기관의 '대출 조이기'에서 비롯한 당연한 결과라면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여신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연체율과 건전성 관리를 하면서 대출을 내주고 있다"며 "제2금융 중 카드 업계만 대출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 (대출) 수요가 어쩔 수 없이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리 부실채권으로 상각하는 등 연체율 관리에 힘쓰고 있다"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7개 카드사(우리·하나·KB국민·롯데·신한·삼성·현대카드)의 평균 실질 연체율은 1.75%로 전년 동기(1.53%)봐 0.22%포인트 높아졌다.

앞서 한국은행은 6월 발간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현재 수준의 고정이하여신이 모두 추정손실화되더라도 평균 자본비율이 감독기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업권의 전반적인 손실흡수력은 이러한 충격에 대응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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