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트래블로그'에 홍보 밀려
상반기 연체율 2.41%···'업계 1위'
BC 독립 1년···하반기 격차 감소 기대

우리카드가 올해 상반기 여타 카드사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냈다. 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 카드의 선전을 통해 우리카드의 실적을 앞지른 데다 연체율 1위 오명까지 쓴 상황에서 하반기 실적 개선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카드는 8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지난해 대비 2.4% 개선된 실적을 냈으나 다른 카드사의 순익 증가 폭에 비하면 약소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의 순익 증가율 평균은 5.2%였다. 비씨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2배가 넘는 실적을 기록했으며 하나·KB국민·삼성·신한카드 역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하나카드에 실적을 추월당했고 올해 들어서는 두개 사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하나카드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60.6% 증가했는데 이는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인 '트래블로그'의 흥행에 힘입은 결과다. 이날 기준 '하나카드 트래블로그'의 해외 체크 시장 점유율은 49.9%로 가입자 수는 600만명을 돌파했다.
우리카드 역시 해외여행 특화 상품인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지만 선발주자인 하나카드와 신한카드의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약진에 밀려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7월까지 신한카드의 개인체크카드 해외이용 금액은 788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업계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이용금액은 1조4055억원이었다.
우리카드는 회원 수 감소도 겪고 있다. 우리카드의 전체 회원 수는 지난해 말 715만3000명이었으나 올해 5월 말 기준 11만3000명 줄어든 704만명으로 집계됐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플랫폼 제휴를 통해 혜택을 받은 고객이 카드를 해지하는 등 역마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카드사 대비 연체율이 높다는 것도 우리카드의 약점이다. 우리카드의 상반기 실질 연체율은 2.41%로 국내 카드사 8곳 중 가장 높았다. 8개 사의 평균 연체율은 1.76%였다.
최근 실적 개선을 위해 우리카드는 지난 5월 말 외부인을 고문으로 위촉한 임시 조직 '경영진단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대형 카드사 출신 인사가 모인 TFT는 보고서를 통해 회원 수 감소에 대한 지적과 함께 영업력 강화, 자산 구성 포트폴리오 개선안 등을 내놨다.
우리카드가 다른 카드사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연임을 앞둔 박완식 대표이사의 분발도 필요한 상황이다. 박 대표이사는 2023년 3월 23일 우리카드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며 오는 12월 31일자로 임기가 끝난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우리카드는 지난해 7월 BC카드에서 독립했기 때문에 상반기 실적만 놓고 부진이라고 매도하기는 조금 이를 수 있다"면서도 "올해 가장 뜨거웠던 해외여행 카드 '붐'이 진정 국면에 들어서는 만큼 하반기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따라 실적에도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카드는 자체 결제 시스템인 '우리WON페이'에 아이폰을 이용한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기능을 도입하며 사용자 편의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 전체 회원 수는 감소했지만 독립 1년 만에 독자 회원 수 250만을 달성한 만큼 하반기에는 우리카드만의 저력을 발휘한다면 개선된 실적을 받아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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