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력공사, 수주 적격 기업 이미 내정
체코 정부 제외권 행사 안 하면 자동 결정
오늘 발표 안 하면 내주로 미뤄질 가능성

30조원 규모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놓고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전력공사(EDF)가 경쟁 중인 가운데 이르면 오늘 최종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체코 정부가 체코전력공사(CEZ)에 권한 행사 기한을 오는 26일까지로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수주전 결과 발표가 다음 주로 늦춰질 가능성도 나온다.
17일 정부와 유관 업계에 따르면, 체코 산업통상부는 이날 오전 10시(현지 시각) 체코 프라하 정부 청사에서 정부 회의를 개최한다. 체코와 한국의 시차를 고려하면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5시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가 에너지 정책 제안, 에너지 및 기후 분야 국가 계획 업데이트 등 4가지 에너지 안건을 상정해 토론을 동반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코 정부가 이날 회의에서 신규 원전인 두코바니 원전 사업 우선입찰대상자 선정에 대한 논의를 비공식적으로 진행시킬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두코바니 원전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곳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전력공사(EDF) 두 곳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엄격한 비밀 유지를 위해 '두코바니 원전 사업 우선입찰대상자 선정의 건'을 회의 안건에 공개적으로 포함시키지 않았다. 체코 원전 사업을 두고 한국 정부와 프랑스 간 경쟁이 치열한 외교적 사안인 만큼 비공개 안건으로 논의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달 14일 CEZ는 한수원과 EDF의 최종 입찰서를 체코 정부에 제출하며 수주 적격 기업을 내정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 정부는 CEZ와 계약에 따라 입찰 대상자를 제외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체코 정부가 제외 권한을 행사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CEZ가 추천한 회사가 우선협상대상자가 된다.
다만 체코 정부가 CEZ에 권한 행사 기한을 오는 26일까지로 2주 연장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기 때문에 발표가 다음 주로 늦춰질 가능성도 나온다. 체코 정부 회의는 17일과 오는 24일 이틀에 걸쳐 열린다. 당초 절차상 한 달 이내에 입찰자를 배제해야 했지만 이미 계획된 기한을 넘긴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전 사업 담당자는 "국제 공개 입찰인 만큼 체코 정부에서 공정하게 입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체코 원전의 수주에 성공하면 유럽 내 폴란드나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신규 원전을 계획하고 있는 나라에 진출할 수 있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며 "원전을 지을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돼서 동유럽 다른 나라에 진출할 때 훨씬 유리한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