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방문 기내 식비 공방
민형배 "공식 대응 없다"
전략적 방관, 文 비토론

“6년이 지난 일을 이렇게 비난하며 특검을 주장하다니 한심하지 않느냐, 제발 좀 품격 있는 정치를 하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가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 의상을 훼손하고 무단으로 반출했다는 여권의 주장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친명계는 김정숙 여사의 인도 순방 등 잇단 논란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김 여사의 인도 방문 당시 대표단장을 맡았던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으로 수행원이었던 고민정·윤건영 민주당 의원 등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셀프 초청' 및 '황제 기내식' 의혹 방어에 나섰다.
윤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내 식비'로 알려진 6292만원 중 실제 기내식 비용(식자재 및 조리 인건비)은 2167만원(34.4%)이다. 나머지 4125만원(65.5%)은 △기내식 운송 및 보관료(3500만원) △기내식 보관용 드라이아이스(25만원) △기내식 외 식료품(600만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원내를 대표해 간담회에 참석한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이 발의되고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니 뜬금없이 김정숙 여사를 물고 늘어지는 물귀신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그 물귀신은 자신들의 발을 잡을 것"이라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그러나 민 의원은 "당 차원에서의 공식 대응은 없을 것이다. 그럴만한 가치가 없는 일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을 대통령 거부권까지 끌고 가면서 여론 악화에 시달렸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김건희 여사가 외부 행보를 재개한 것에 맞춰 김정숙 여사 특검을 대야 공세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 논란이 시작된 지 10여 일이 지나도 민주당은 극소수 친문 의원의 개별적 대응만 지켜봤다. 정치권에선 이런 이유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비토 여론을 동반한 '전략적 방관'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당내 '문재인 비토론'의 배경엔 해당 논란이 지난달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 출간 직후 재개됐다는 점이 있다.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라는 책 표현에 대해 배현진 의원이 "'셀프 초청'을 확인했다"며 응수해 관심이 증폭됐다. 배 의원과 친문 의원 간 진실 공방은 일파만파 커졌다. 친명계 입장에서 역공의 빌미를 줬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총선 PK 패배와 무관치 않다는 점도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선거전에 나선 이후 PK에서 보수층 지지 결집 현상이 나타나 막판 판세가 뒤집어졌다. 민주당 친명계 의원 보좌진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역풍이 불지 않았다면 더 많은 의석수를 확보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며 "전 정부 일을 파헤치는 여당도 잘못이지만 그쪽이 원하는 프레임대로 논란을 키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당 논란의 불똥이 이재명 대표로 튈 불안감도 감지된다. 김민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 부인 김혜경 씨까지 포함한 '3김 특검'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은 현재 이 대표 연임을 위한 당헌 개정 작업이 한창인 상황이다.
한편 6선 의원 출신인 이석현 새로운미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숙 여사 인도 순방 의혹과 관련 “제1야당이 대응을 안 하고 있으니, 오죽 답답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겠는가”라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선거 때만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가지 말고 힘들 때 지켜주는 의리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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