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인하 시기 지연 달러 가치↑
엔화 값 최저 34년만 환율 154엔대

솟구치는 달러화 가치에 주요국 화폐 가치가 제동 없이 하락하고 있다. 한국 화폐는 물론 일본 화폐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가 무색하게 달러 대비 엔화 값이 34년 만에 최저치를 반복해 침범하고 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55엔 앞에서 요동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솟구치는 달러화 가치에 주요국 화폐 가치가 제동 없이 하락하고 있다. 한국 화폐는 물론 일본 화폐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가 무색하게 달러 대비 엔화 값이 34년 만에 최저치를 반복해 침범하고 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55엔 앞에서 요동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솟구치는 달러화 가치에 주요국 화폐 가치가 제동 없이 하락하고 있다. 한국 화폐는 물론 일본 화폐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가 무색하게 달러 대비 엔화 값이 34년 만에 최저치를 반복해 경신하고 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55엔 앞에서 요동치고 있다.

23일 실시간 외환시장(FX)에서 엔/달러 환율은 154.78엔을 기록했다. (한국 시각 오후 2시 55분 기준) 엔화 값이 달러당 154엔 후반대로 상승한 것(엔화 가치 하락)은 1990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엔화 가치 하락은 강달러에 기인한다. 환율은 자국 통화와 상대국 통화와의 교환 비율로 상대국의 화폐 가치가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자국 화폐 가치는 하락한다. 그런데 전 세계 국가의 화폐는 기축 통화인 달러 가치에 영향을 받는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는 강달러 상황을 심화하는데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시기 지연을 시사하면서 원화 가치는 물론 엔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6일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존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면서 기준금리를 당분간 인하하지 않고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달러인덱스(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가 106선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달러인덱스 100 이상을 강달러 상태로 본다.

이날 일본 공영방송 NHK는 "미국 경제가 견조하고 지난주 연준 고위 관계자가 금리 인하와 관련해 신중한 발언을 잇달아서 하면서 미일 금리차로 인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거세졌다"라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은 미 연준이 2022년 3월부터 시작한 금리 인상 기간에 단 한 번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이후인 지난달 19일 단기 정책 금리를 기존 –0.1%에서 0.1%포인트로 올리면서 2016년 2월에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8년 만에 중단했다.

그럼에도 엔/달러 환율은 150엔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는데 '그래봤자 일본은행은 빠르게 금리를 올리진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시장에 팽배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과의 금리 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일본은행의 피벗이 초엔저 상황을 상쇄시킬 수 없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한때 환율이 153엔대까지 하락(엔화 가치 상승)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의 야마모토 다케시 연구원은 "중동 지역의 리스크 완화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재차 강화되면서 엔화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한 계기가 없더라도 마지노선인 155엔이 깨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초엔저와 관련해 뱅크오프아메리카(BoA)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엔/달러 환율이 160엔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BoA의 통화전략 글로벌 책임자 토마스 밤바키디스는 "일본은행의 개입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통화 정책의 변화 없이는 효과가 없을 것, 이는 바람에 기대는 것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개입으로 엔저 방향성을 돌리는 것은 희망 사항이라는 말이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의 하락은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준다.  그래프는 최근 3개월간 엔/달러 환율 추이 /인베스팅닷컴
달러 대비 엔화 가치의 하락은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준다.  그래프는 최근 3개월간 엔/달러 환율 추이 /인베스팅닷컴

달러 대비 엔화 가치의 하락은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준다. 중국의 위안화를 포함해 3국이 교역으로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각국 통화 흐름이 동조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이 고시하는 원/엔 재정환율(오후 2시 52분 기준)은 100엔당 890.07원으로 전장보다 1.20포인트(0.13%) 하락했다. 이날 원/엔 환율은 장중 889.12원까지 하락했다. 엔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에 기인한다.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은 1377.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8일 한미일 재무 장관이 공동 구두 개입에 나선 이후 137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1400원을 돌파했고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서며 상승 압력을 누그러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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