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미 CNBC 인터뷰
"금리 인하 지금은 아냐, 신호 없다"
'17개월만 최고치' 환율 경계 높아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소비자물가가 목표치에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금리 인하를 시작할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BC 캡처=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소비자물가가 목표치에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금리 인하를 시작할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BC 캡처=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소비자물가가 목표치에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금리 인하를 시작할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6일(미국 현지 시각) 이 총재는 CNBC와 인터뷰를 갖고 이처럼 밝혔다. 이 총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위해 워싱턴 DC에 방문했다.

이 총재는 인터뷰에서 "아직 우리는 금리 방향을 바꾸지 않을 것 같다"며 "그러한 신호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미국, 유럽과 비교할 때 근원물가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기준 근원물가 상승률은 2.4%를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목표로 삼았던 2%대에 안착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50%인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묶으며 10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이 총재는 CNBC와 인터뷰에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완화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관심을 갖고 보는 것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2%)에 수렴되느냐"라며 "그런 다음에야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지금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전날 조윤제 금통위원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 총재는 인터뷰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변동에 대한 영향력이 1년 반 전 인상 시기만큼은 크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확실히 후퇴하고 있다"면서도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미국이 올해 말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부연했다.

미국은 2022년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으로 금리를 올렸다. 올해 6월경 금리를 떨어트릴 거라고 전문가들은 추측했으나 경기 활황과 인플레이션에 힘입어 이런 전망은 힘을 잃은 상태다.

이 총재는 12일 통화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도 "미국이 피벗 시그널을 준 이상 탈동조화는 시작됐다고 본다"면서 "(앞서) 미국의 통화(정책) 결정 결과를 굉장히 많이 보고 결정했다면 지금은 국내 물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어떻게 가는지에 대한 고려가 더 크기 때문에 미국보다 먼저 할 수도 있고 뒤에 할 수도 있다"고 말했던 바 있다.

이 총재는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최근의 환율 움직임은 어떤 점에서 볼 때 조금 지나치다"며 "달러 강세뿐 아니라 중동 등 지정학적 긴장 등에 기여하고 있고 엔화, 위안화 등 주변국 통화 약세도 영향을 미치지만 최근 움직임은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16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원 선을 터치하며 1년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총재는 이어 "변동성이 지속된다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할 것"이라며 "그렇게 하기 위한 충분한 도구와 자원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간담회 당시 환율 상승에 관해 "달러 강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한국의) 해외 순자산이 굉장히 (많이) 늘어 환율 변화에 따라 경제 위기가 오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던 것과 비교할 때 경계감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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