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더 비싸게 받겠다는 日 식당
초엔저 관광 수요 증가에 물가 상승
‘일본인 생활 부담’에 자체적 해결책

초엔저에 해외여행 수요가 일본으로 몰리자 물가가 상승하며 정작 일본인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있다.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적용하는 가격을 구분해 받아야한다는 주장이 일본의 자영업자 사이에서 늘고 있다. /AP=연합뉴스
초엔저에 해외여행 수요가 일본으로 몰리자 물가가 상승하며 정작 일본인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있다.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적용하는 가격을 구분해 받아야한다는 주장이 일본의 자영업자 사이에서 늘고 있다. /AP=연합뉴스

초엔저에 해외여행 수요가 일본으로 몰리자 물가가 상승하며 정작 일본인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있다.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적용하는 가격을 구분해 받아야한다는 주장이 일본의 자영업자 사이에서 늘고 있다. 실제 도쿄의 한 식당은 일본인에게만 1000엔 할인한다는 공지를 걸었다.

3일 일본 매체 등에 따르면 일본인(재일 외국인 포함)과 외국인의 입장 요금을 다르게 받는 해물·BBQ 뷔페가 지난달 12일 문을 열었다. 가격표를 보면 평일 런치는 세금을 제외하고 5980엔(약 5만3400원), 디너는 6980엔(약 6만2400원)이다.

이 식당의 규칙에 따르면 일본인은 이 가격에서 1000엔(약 1만원)씩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식당 운영자는 지난 26일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 "엔저 현상이 오래 지속되고 있어 (일본인들이) 조금이라도 해물 뷔페를 즐겨줬으면 하는 마음에 이 같은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일본인에 한정한 할인은 반대로 외국인에겐 그만큼 비싸게 음식 가격을 받는 셈이 된다.

가격표를 보면 평일 런치는 세금을 제외하고 5980엔(약 5만3400원), 디너는 6980엔(약 6만2400원)이다. 이 식당의 규칙에 따르면 일본인은 이 가격에서 1000엔(약 1만원)씩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NS 캡처
가격표를 보면 평일 런치는 세금을 제외하고 5980엔(약 5만3400원), 디너는 6980엔(약 6만2400원)이다. 이 식당의 규칙에 따르면 일본인은 이 가격에서 1000엔(약 1만원)씩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NS 캡처

이중가격제는 일본 내에서 이따금씩 등장한다. 지난 2월 나가야마 히스노리 일본 료칸협회 부회장은 "싱가포르에서는 테마파크나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에서 거주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이중가격제를 운영한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은 돈을 더 내는 대신 패스트트랙이나 정중한 지원을 받는다"고 말하며 '이중가격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초엔저에 해외 여행객이 일본을 찾으면서 엔화 값 하락은 심화되고 물가는 상승하고 있다. 외국인이 자국 통화를 일본 통화로 환전하면서 일본 내 엔화 공급이 많아지면서 엔화 가치가 더 하락하고, 일본인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외국인이 일본 물가를 올리는 것이다. 물가가 올라가면 실질 소득이 하락하면서 일본인의 삶은 궁핍해질 수 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방일 관광객의 소비액은 5조2923억엔(약 46조79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인당 소비액을 따지면 21만2000엔으로 원화로 환산하면 한 사람이 여행가 약 187만원을 쓰고 오는 격이다. 반면 일본의 개인 소비 지출은 지난해 2분기부터 3분기 연속으로 전 분기 대비 감소세다.

/인베스팅닷컴
일본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3%대를 유지했고 올해 들어 2%대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월 2.2%에서 2월 2.8%로 급등했고 3월 물가는 2.7%였다. 2021년 마이너스 금리였던 상황과 비교하면 일본인의 체감 물가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인베스팅닷컴

일본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3%대를 유지했고 올해 들어 2%대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월 2.2%에서 2월 2.8%로 급등했고 3월 물가는 2.7%였다. 2021년 마이너스 금리였던 상황과 비교하면 일본인의 체감 물가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고물가 정책을 위한 저금리 정책을 쓰고 있지만 실제 일본인은 3년 전에 쥐고 있던 화폐와 3년 후의 화폐 가치는 큰 차이를 보이며 지갑을 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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