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하남시 투표장 노인 유권자들
"국민 의무 수행 위해 아픈 몸 이끌고 왔어요"
"대한민국 정치는 정쟁을 위한 전쟁터가 됐어요. 당장 내년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산적한 문제를 뒷받침할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해요. 국민의 대표로서 정쟁보단 정책에 집중해 줬으면 좋겠어요."

휠체어를 타고 아내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김영민 씨(83·남)는 투표를 마치고 '정쟁을 멈추고 정책을 마련해달라'며 제22대 국회의원 후보를 향해 호소했다.
지난해 남편을 잃고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도 투표는 꼭 해야겠다며 경기도에 투표소를 찾은 이옥희 씨(78·여)는 "국회의원 한 명이 발의한 법안이 수 명, 수천 명, 나아가 국민의 하루를 바꾼다"며 "한 문장 한 문단 법안을 만들 때 힘을 실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52년 차 부부 박순옥(79·여)·권민석(81·남) 씨는 투표를 마치고 "내실 있는 고령화 정책을 다뤄주었으면 좋겠다. 포괄적인 접근보단 당장 노인들에게 필요한 복지 정책이 무엇인지 파악을 해 줬으면 한다"며 "초고령화 사회를 코앞에 두고 있는 만큼 지역구 의원이 지역 거주 노인과의 만남을 늘리고 현장에서 요구하는 정책을 반영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10일 여성경제신문이 찾은 경기도 하남시·김포시 투표소엔 고령화 시대를 실감할 만큼 많은 노인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러 현장을 찾았다. 대다수 고령 유권자는 '정권 심판'보단 '오직 국민만을 위하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춰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 5일 경기도 김포시 사전 투표소를 찾은 박명순(78·여) 씨는 "정권 심판이니 누굴 끌어내야 한다느니 정쟁할 시간에 국민을 위한 일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이 권력에 목메다 국민이 목매달게 생겼다"고 말했다.
투표 당일(10일)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한 투표소에서 만난 김병국 씨(73·남)는 이날 가장 먼저 투표를 마쳤다. 김 씨는 "국민의 의무를 수행하려고 새벽 운동 마치고 바로 왔다"며 "어릴 때부터 이때까지 항상 내가 사는 지역에선 첫 번째로 투표하려고 했고 오늘도 그랬다"고 했다.

근육 파열로 수술한 지 얼마 안 된 백정옥 씨(52·여)도 환자복을 입고 하남시을 투표소를 찾았다. 백 씨는 "넘어져서 수술하는 바람에 투표를 못 할 뻔했다"며 "국민들의 열망이 높은데 부디 새로 뽑히는 국회의원들이 성숙한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4·10 총선은 이날 오전 6시 전국 254개 선거구 1만4259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경기도 투표소는 3263곳이다. 이날 오후 15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59.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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