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왕 "장애인 부정적 이미지 양산"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10일 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위해 기어서 이동했다. 장애계는 이를 두고 "과잉 퍼포먼스"라며 비판했다.
10일 장애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혜화동 제3투표소에서 박 대표는 투표를 하기 위해 기어서 이동했다. 서울 종로구 혜화아트센터 1층 혜화동 제3투표소 앞에서 흰색 무릎보호대를 차고 휠체어에서 내린 박 대표가 바닥을 기며 투표소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박 대표는 주소지인 혜화동에서 '포체 투지'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를 마쳤다. 지난 5∼6일 사전투표 기간 경찰과 선관위에 의해 포체 투지 투표를 저지당하고 세 번째 시도 끝에 투표했다.
앞서 지난 5∼6일 사전투표 기간 박 대표는 서울 종로구 이화동 주민센터에서 포체 투지를 하며 두 차례 사전투표를 시도했지만 경찰과 선관위에 의해 저지당했다. 5일 경찰은 박 대표가 바닥을 기어 투표하려는 시도와 그가 들고 있는 팻말의 문구 등을 '소란한 언동'으로 보고 투표소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공직선거법 166조에 따르면 투표소로부터 100m 안에서 소란한 언동을 하는 자가 있을 경우 투표 사무원이 이를 제지하고 경찰공무원에 원조를 요구할 수 있다.
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휠체어를 타고 안 타고는 내 선택의 문제다. 비장애인들도 저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투표소에 온다. 나는 신체 구조상 간절한 마음을 기어서 투표소에 들어가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인데 장애인에게만 '소란 행위다,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식의 차별적 인식이 힘들다"고 했다.
이를 두고 장애계에선 '과잉 퍼포먼스'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석왕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장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박 대표의 시위 방식은 장애인 이미지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 되는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민에 호소하는 방식"이라며 "정치적 퍼포먼스다. 조금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방식 또는 논리·근거를 가지고 호소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각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극단적인 퍼포먼스보다는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권리 보장을 요구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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