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소재 '특징' 다루는 콘텐츠 인기
과대 포장된 인스타 캐릭터에 싫증

인천에 거주하는 김하리 씨(여·24세)는 출근길에 유튜브 쇼츠를 보고 있다. 아침 7시의 출근길, 오늘도 열차 안은 붐빈다. 하리 씨는 사람들 사이에 힘들게 끼인 채로도 핸드폰을 놓지 않는다. 그는 힘들고 지루한 출근길, 재밌는 영상을 보며 잠깐의 휴식을 즐기려 한다. 이때 하리 씨의 눈길을 끄는 쇼츠가 보인다. '출근길 특징.' 현재 출근길에 있는 하리 씨는 어떤 내용이 나올까 궁금해 자연스레 영상을 클릭한다. 해당 영상은 지옥철이라 불리는 사람으로 꽉 찬 열차 안에서도 핸드폰을 놓지 않는 사람들을 현실적이면서도 익살스럽게 묘사하고 있다. 하리 씨는 그 모습이 지금의 자신과 똑같아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유튜브에 '특징'이라고 치면 짧은 쇼츠 영상이 많이 뜨며 대부분 조회수 50만을 넘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Z세대로 대표되는 청년들은 길고 무거운 이야기보다는 짧고 가벼운 이야기를 선호한다. 특히 인기 있는 소재는 어떤 유형의 사람이나 일상에서의 특징을 묘사하는 영상이다. 'MZ 특', '퇴사하고 싶을 때 특', '아싸 특'처럼 '000 특', '000 특징'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오는 영상들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특징 영상들은 회사 생활이나 일상생활에서 겪는 특징이나 우리가 만날 법한 사람, 과거의 추억, 심지어 영화나 대중매체에서 자주 보이는 클리셰를 주 소재로 삼고 있다.
'픽고 PICKGO'는 일상생활에서 볼 법한 사람들이나 마주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특징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나름의 스토리를 입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싸인 척하는 인싸들', '돈 걱정 없이 산 사람 특징' 영상은 각각 459만 회, 437만 회 등의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영상이 조회수 100만 회를 넘겼다.

그렇다면 Z세대가 이러한 콘텐츠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틱톡에서 640만 구독자를 보유한 허영주 크리에이터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런 콘텐츠가 인기 있는 이유로 '유대감'을 꼽고 있다.
“유튜브 역시 일종의 커뮤니티고, 커뮤니티에는 유대감을 갖길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요. 이들은 '000 특징' 영상을 보고 혼자 공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댓글을 통해 공감을 나누죠.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댓글은 또 하나의 콘텐츠가 됩니다.”
특징 콘텐츠 인기의 원인은 유대감의 공유와 놀이문화라 할 수 있는 댓글 콘텐츠 덕이라는 이야기다.
특징에 관한 영상은 주로 숏폼 콘텐츠로 올라온다. 이는 짧고 재미있는 것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욕구에 부합한다. 허 크리에이터는 “과거엔 글로 소통을 해왔으나 인스타 등 SNS의 등장 이후 사진으로 소통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유튜브 쇼츠를 통한 짧은 영상을 하나의 언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쇼츠가 Z세대에게 있어서 하나의 소통 방식이라는 뜻이다. 특징에 관한 영상은 숏폼으로 올리기 좋고 유대감과 결합하여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