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짜리 영상 자주 보니
수업이 너무 길게 느껴져”

인스타그램 릴스 /이예슬
인스타그램 릴스 /이예슬

팬데믹 시기엔 사람이 실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 장편 영화나 드라마를 제공하는 OTT 콘텐츠가 영상 소비의 주를 이뤘다. 20분이 넘는 유튜브 영상도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바깥 활동이 늘어나면서 짧은 시간 안에 핵심 내용만 전달하는 ‘스낵 콘텐츠’가 SNS 세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양대 플랫폼, 릴스와 쇼츠

‘스낵 컬처’로도 불리는 스낵 콘텐츠는 어디서나 간편히 먹는 스낵(snack) 같은 짧고 가벼운 볼거리를 뜻한다. 스낵 콘텐츠를 퍼뜨리는 양대 SNS 플랫폼은 인스타그램의 릴스(Reels)와 유튜브의 쇼츠(Shorts)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엔 따로 숏폼 콘텐츠 탭이 있을 정도다. 요즘 젊은 세대는 신문, TV, 심지어 긴 SNS 영상 대신 스넥 콘텐츠를 주로 찾는다. 필자는 젊은 세대의 스낵 콘텐츠 시청이 이들의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봤다. 

“비는 시간 보내기에 적합”

대학생 윤모 씨(23)는 최근 넷플릭스 같은 OTT에서 유튜브 쇼츠로 이동했다. 윤씨는 “모바일로 스낵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은 수업과 수업 사이의 비는 시간 같은 자투리 시간을 보내는 데 적합하다. 영상이 5분 이상 길면 시청부담감이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예전에 그는 한 시간짜리 뉴스 영상에서 특정한 뉴스를 보려면 타임라인을 직접 찾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 각 뉴스가 1분 정도로 요약돼 유튜브 쇼츠로 올라오므로 원하는 뉴스만 선택해 보기가 더 편해졌다고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대학생 신모 씨(23)는 인스타그램 릴스를 애용한다. 신 씨는 “릴스는 잠시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보면서 쉬기에 적합하다”라고 말했다.

“긴 영상은 스토리를 따라가야 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해야 해 피곤하다. 한번 시청하면, 다른 할 일이 있어도, 영화나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붙잡혀 의무적으로 보게 된다. 가벼운 볼거리를 찾다 보니 스낵 콘텐츠를 이용하게 됐다. 1분 내외 분량이므로 시청을 중단하고 싶을 때 언제든 중단할 수 있다.”

대학생 이모 씨(23)도 “스낵 콘텐츠는 시간이 붕 뜰 때 재미 삼아 보기엔 좋다. 매일 국내외에서 실로 다양한 영상이 쏟아진다”라고 말했다. 

유튜브 쇼츠 /이예슬
유튜브 쇼츠 /이예슬

언론사와 공공기관도 최근 쇼츠를 제작해 유튜브 자사 채널에 올리는 것에 열을 올린다. 뉴스, 예능, 다큐멘터리, 홍보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숏폼 콘텐츠 생산에 주력한다.

원래 짧은 영상을 더 짧게

그러나 스낵 콘텐츠도 젊은 세대를 SNS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진 않는다. 스낵 콘텐츠는 원래 짧은 영상을 더 짧게 요약한다. 이용자들은 “스낵 콘텐츠를 계속 이어서 보게 된다”라고 말한다. 국내 젊은이의 SNS 중독은 심각한 편이다. 하루 대부분을 유튜브, 인스타그램, 카카오 등 여러 SNS를 옮겨 다니며 보낸다. 스낵 콘텐츠가 인기를 끈 이후에도 이들이 하루에 영상을 시청하는 총시간은 이전보다 별로 줄어들지 않는다. 

“단편적 자극적 콘텐츠에 중독”

대학생 김모 씨(22)는 “스낵 콘텐츠는 사람들을 단편적 자극적 콘텐츠에 중독시킨다”라고 우려했다. 대학생 황모 씨(23)는 “쇼츠는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부분만 편집해 게시한다. 본 영상을 보러오게 유도하는데 쇼츠와 본 영상의 내용이 맞지 않는 예도 있다”라고 했다. 

“중장기적인 일에 집중 못 해”

김씨는 “1분짜리 영상을 자주 보니 학교 수업이 너무 길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중장기적인 일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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