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고 재밌는 모습은 상당 부분 연출
강아지가 家長···애완동물 돈벌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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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경제신문이 연재하는 [청년이 보는 세상] 이번 편은 고려대에 개설된 '고려대 미디어 아카데미(KUMA)' 7기 수강생들이 작성한 기사입니다. 여성경제신문은 쿠마를 지도하는 박재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수강생들의 동의하에 기사를 [청세]에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

반려동물 양육 가구 천만 시대. 아이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다. 반려동물이 주인에게 주는 행복감은 크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에도 ‘스타 동물’이 등장한다. 특히 유튜브 동물 콘텐츠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많은 인기를 끈다. 그러나 일부 동물 콘텐츠에 대해선 논란이 제기된다.
지난 6월 76만 명의 SNS 팔로워를 가진 웰시코기 강아지의 주인 A 씨는 동물 학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굿즈 판매에 관해서도 논란이 있다. A 씨는 수술은 받은 지 얼마 안 된 강아지를 구독자 팬 미팅에 데려갔고 수술비용 모금을 위해 허위 정보가 표기된 상품을 판 것으로 알려진다. A 씨는 지금 계정을 삭제한 상태다.
‘셀럽 펫’ 주인과 관련된 물의는 이전에도 있었다. 수의대생 유튜버 B씨는 3년 전 길고양이를 구조해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곤 했다. 그러나 그는 동물 학대가 의심되는 영상 썸 네일을 자주 사용했고 콘텐츠 제작을 위한 거짓 입양 논란을 일으켰다.
반려견 훈련 전문가들은 “유튜브에 동물 관찰 채널이 많다. 유튜버들 대다수가 어느 정도 연출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상황을 인지하게 된 구독자들은 대부분 충격을 받았다. 네티즌 C 씨는 한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에 “진짜 충격이다. 그동안 영상 보면서 저 정도 능력 있고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 개 키워야 하는구나 했는데 너무 충격이다. 결국엔 돈이었다. 개가 가장이었다”라고 주장했다. 개를 내세운 유튜브 채널 운영으로 적지 않은 돈을 버니 개가 가장(家長)이었다는 이야기다.

강아지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몇몇 구독자들의 인식도 비판적으로 변하고 있다. 반려동물 유튜브를 자주 보는 김 모(여·26·서울시 강남구) 씨는 “강아지를 주인공으로 하는 채널들을 보면서 처음에는 너무 귀엽고 주인 잘 만나서 대우받는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제는 과연 그 강아지들이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사진 예쁘게 찍으려고 (강아지는) 옷을 몇 번 갈아입고 계속 사진 찍고 라이브 방송하고 재미있는 소재 만들려고 이용당한다. 반면 주인은 굿즈 만들어서 수익 내고. 과연 좋은 사료를 먹는다고 그 강아지들이 원하는 행복한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보다 산책하러 가고 주인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은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동물 마케팅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높아졌다. 네티즌 D 씨는 트위터에 “야구 구단에서 구단 홍보용으로 새끼 강아지 두 마리를 열심히 활용하고 굿즈도 팔았다. 그런데 성견이 된 후 소식이 끊겼다. 털 관리도 엉망인 채로 견사에 갇혀 있는 사진을 봤다”라고 했다.
4년째 유기견 봉사를 하는 박 모(여·27·경기도 용인시) 씨는 애완동물을 주제로 한 일부 유튜브 채널에 대해 “개가 돈벌이의 수단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유기견 봉사를 하면서 만난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했다. 강아지 SNS 계정을 만들어 일상을 기록한다. 몇몇 유튜브 채널은 강아지가 비닐랩이나 휴지로 만든 벽을 넘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귀여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진과 동영상을 직접 찍다 보니 유튜브에서 보는 것처럼 강아지들의 재미있고 귀엽고 다양한 모습을 담기가 생각보다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는 반려동물의 반응을 보여주기 위한 일부 인위적인 콘텐츠가 불편하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전국 만 20~59세 남녀 반려견-반려묘 양육자에 대한 오픈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반려견과 반려묘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유튜브를 가장 많이 이용했다. 2018년 1~7월 강아지 관련 유튜브 동영상의 조회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6% 포인트, 고양이 관련 동영상의 조회수는 77% 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비윤리적인 동물 콘텐츠에 대한 제재는 이뤄지지 않는다.
김선아 고려대학교 대학원 미디어학과 졸업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