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국채금리 최대 상단 0.5→1% 조정
기준금리 동결에도 긴축 전환 기대감 무성
초엔저 계속 엔/달러 142엔 원/엔 897원
“미·일 국채 금리차 3%···여전히 차이 커”

일본은행(BOJ)이 지난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 국채 10년물 금리의 변동 상한을 종전 0.5%에서 1%로 확대하며 긴축 전환 시그널로도 해석됐지만 초엔저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진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교도통신=연합뉴스
일본은행(BOJ)이 지난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 국채 10년물 금리의 변동 상한을 종전 0.5%에서 1%로 확대하며 긴축 전환 시그널로도 해석됐지만 초엔저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진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교도통신=연합뉴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기어코 금융완화 기조를 거두지 않으면서 초엔저가 횡행하고 있다. 2016년부터 고수하고 있는 일본의 마이너스 기준 금리(-0.1%)는 대쪽같이 유지됐다.(동결) 시장은 지난 28일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 이전부터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점쳤다. 인플레이션도 목표치인 2%를 넘어 3~4%대를 오르내리고 있고 무엇보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중소기업 도산 우려 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우에다 총재는 오히려 “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못 박았다.

다만 장기 금리 지표인 국채 10년물 금리의 최대 변동 상한을 확대했는데(0.5%→1%) 시장은 이를 일본의 긴축 전환 시그널로 해석했다. 결국 BOJ가 0.5%를 기준으로 세밀하게 컨트롤하던 국채금리를 이제는 금리가 1%가 넘지 않는 한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엔화 강세는 보이지 않고 초엔저 상황은 여전하다. BOJ 정책 발표 직전 138엔선까지 하락했던 엔/달러 환율은 현재 142엔선 위에서 요동치고 있다. 원/엔 환율도 다시 800원대다.

1일 엔/달러 환율은 142.79엔(하나은행 고시, 오후 2시 48분 기준)을 기록하며 초엔저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초엔저에 원/엔 환율도 900원 밑을 맴돌고 있다. 원/엔 환율은 898.54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하나은행 고시, 오후 2시 52분 기준) 이날 오전에는 895.18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BOJ가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 상한을 종전 0.5%에서 1%로 상향 조정하면서 긴축 신호탄이 발사됐다는 평가가 무성했지만 초엔저는 굳건하다. 반면 10년물 국채 금리는 급등하며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도쿄 금융시장에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0.6060을 나타냈다. (오후 12시 57분 기준) 이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6140%까지 치솟았다. 0.6%대를 넘어선 것은 9년 만에 처음이다.

우에다 “금융완화 정책 유지 위해 YCC 수정”
“긴축으로 보기엔 무리···초엔저 진화 목적”

시장 전망과는 다르게 전문가들 사이에선 BOJ가 긴축으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이번 결정에 대해 긴축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즉 최근 일본의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실질금리(명목금리-인플레이션율) 하락으로 긍정적인 효과뿐 아니라 초엔저 등 부정적인 효과가 커지면서 명목금리를 유연하게 조정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이번 결정에 대해 긴축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최근 일본의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실질금리(명목금리-인플레이션율) 하락으로 긍정적인 효과뿐 아니라 초엔저 등 부정적인 효과가 커지면서 명목금리를 유연하게 조정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인베스팅닷컴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이번 결정에 대해 긴축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최근 일본의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실질금리(명목금리-인플레이션율) 하락으로 긍정적인 효과뿐 아니라 초엔저 등 부정적인 효과가 커지면서 명목금리를 유연하게 조정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인베스팅닷컴

우에다 총재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 수정 결정 이후 기자들에게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수익률곡선제어 정책을 수정했다”라면서 “장기금리를 (기존의) 0.5%로 엄격히 억제하면 채권 시장에 악영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장기금리를 시장에 의해 형성되도록 맡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OJ는 2016년부터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 목표치를 정해 이를 넘어서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 통제하는 YCC 정책을 펼치고 있다. 금리가 뛰어오르지 못하도록 양적완화 정책을 이어왔다.

여전히 차이 나는 미일 금리 차 약 3%
“본격적인 긴축엔 국제금융시장 불안”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BOJ의 이번 결정이 단기적으로 볼 때 국제 금융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으로 봤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4%를 넘나드는 시점에서 일본 10년물 수익률이 0.5% 더 오른다고 해서 ‘그래봤자’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BOJ의 초엔저 부작용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보기에 더 적합하다고 분석한다.

이와 관련해 재계 전문가는 “이번 조치 목적은 일본의 기나긴 완화정책에 따른 엔저 부작용, 가령 중소기업 도산 등을 누그러뜨리는 것이다. 즉 우에다 총재 말처럼 완화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것이다”라며 “일본은 여전히 긴축에 대해 신중하며 일본 인플레이션이 높아졌다 하지만 주요국 물가 폭등에 비하면 상승 폭은 적다. 일본은행은 인플레이션 목표를 확신하기 전까지 기준금리를 –0.1%로 유지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국채금리 수익률이 일정 수준으로 상승하면 해외 나갔던 수조 달러의 어마어마한 투자자금이 환수될 가능성이 있고 당장에 달러화가 엔화로 환전되면서 달러 환율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 또 일본계 투자자들의 미 국채 매도세에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등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향후 일본에서 인플레가 상승하면 본격적인 긴축으로 돌아서게 될 텐데 당장에 미국이 피벗(완화 전환)을 앞둔 상황에서 각국 간 통화정책 차이와 금리 차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본 움직임 변화가 불안정해질 것이다. 올 하반기부터 상반기까지 미국, 유로존, 중국, 일본 자금시장을 눈여겨봐야 할 것으로 본다”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일본이 본격적인 긴축으로 돌아서게 되면 당장에 미국이 피벗을 앞둔 상황에서 각국 간 통화정책 차이와 금리 차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본 움직임 변화가 불안정해질 것으로 봤다. 올 하반기부터 상반기까지 미국, 유로존, 중국, 일본 자금시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향후 일본이 본격적인 긴축으로 돌아서게 되면 당장에 미국이 피벗을 앞둔 상황에서 각국 간 통화정책 차이와 금리 차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본 움직임 변화가 불안정해질 것으로 봤다. 올 하반기부터 상반기까지 미국, 유로존, 중국, 일본 자금시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선진경제부장은 본지에 “방향만 보면 완화라고 보기 어렵고 긴축 방향은 맞지만 크게 긴축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보단 정책 유연성을 확보하고 물가 상승 압력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앞으로 완화 기조로 되돌리진 않을 것이고 10년물 국채금리를 1%까지 용인하겠다 했으니 상승세는 유지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환율은 여러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는 만큼 달러 등 다른 통화정책에 기인하는 것이며 긴축 정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진 못하고 있다”면서 “채권 금리 상승에 해외 투자자금이 돌아올 순 있다. 그러나 미일 금리차가 축소되지 않아 현재로선 자금이 돌아올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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