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미 소비자·생산자 물가 큰 폭 하락
미 국채 2년물 ‘뚝’ 달러화 가치 ‘뚝뚝’
100깨진 달러지표 원/달러 환율 1260원
137엔·7.1500위안···日·中·英·加 화폐가치↑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여부를 가름하는 양대 미국 물가 지표가 큰 폭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생산자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훨씬 하회한 것이다. 2~3년 전 수치보다도 더 낮게 나왔다.
추가 긴축 우려가 감소하면서 미 국채 금리가 뚝 떨어졌다. 달러화 가치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킹달러’가 힘을 잃자 상대적으로 주요국 화폐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환율 하락) 원화는 1300원 선 아래에 안착했고 140엔 위에서 고공 행진하던 엔화도 137엔대로 내려왔다. 쭉쭉 오르던 1달러당 위안화 환율도 주춤했다. 이 밖에도 영국·캐나다·스위스 등 각국 화폐 가치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오전 12시 37분 기준) 1260.50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장(1274.0원)보다 6.0원 내린 1268.0원에 개장해 1270원 초반대로 소폭 상승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국 1260원선마저 아슬아슬하다. 1260원대로 내려온 건 지난 6월 16일(1269.6원)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원화 가치 상승(환율 하락)은 미국 물가의 뚜렷한 소강 움직임 영향이다. 12일 밤(한국 시각 기준) 발표된 6월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인 3.0%를 기록하며 전월(4.0%) 대비 큰 폭 하락했다. 한 달 만에 1%포인트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상승했고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선을 깼다. 지난 13일 종가는 99.77이었다. 달러 가치가 막 오르던 작년 4월 7일(99.75, 종가 기준) 이후 최저치다. 1년 3개월 만의 수치다.
미국 물가 하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바로 다음 날 발표된 생산자물가상승률의 큰 폭 둔화로 달러화 약세가 굳어졌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상승률은 0.1%를 기록, 전월(0.9%) 대비 뚝 떨어졌다. 이는 2020년 8월 이후 최저치다. 이날 오전 달러인덱스는 99.62까지 하락했다.
생산자물가의 둔화는 경제 전반의 디스인플레이션 확산 시그널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연준이 아직 진화되지 않은 고용 지표 때문에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만 이후에는 추가 인상을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Citi) 인덱스의 전략가 피오나 신코타는 “인플레 문제가 해결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7월 이후 추가 인상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연준 인사들이 늘겠지만 여전히 2회 추가 인상을 예상하는 의견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정책 향방을 선반영해 보이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이미 하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 소비자물가 결과가 발표된 날 2년물 국채 금리는 4.894%에서 4.736%까지 하락했으며 생산자물가 결과 발표 날 종가는 4.6110%를 기록했다. 2년물 금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연속 추가 금리 인상을 발언한 이달 초 최고 5.0060%까지 올랐다.
각국 화폐 너도나도 치고 올라와
140엔 굴레 벗어난 엔/달러 환율
1년 3개월 만에 처음 보는 달러화 약세에 각국 화폐 가치는 상승하고 있다. 달러당 160엔 전망까지 나오던 엔화 환율마저 초엔저 굴레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엔/달러 환율은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 발표 기점으로 계단식으로 굴러떨어졌다.
인베스팅닷컴 실시간 FX 데이터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0.59엔 하락한 137.44엔을 기록하고 있다. (오후 12시 36분 기준) 같은 시간 원/엔 재정환율은 917.74원이다. 지난 6일 한때 800원대까지도 하락했던 원/엔 환율은 전날 3시 30분 기준 100엔당 924.83원까지도 올랐다.
위안/달러 환율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 6일 1달러당 7.2500위안에 거래를 마쳤던 환율은 지난 13일 7.1500까지 하락했다. 이날 위안/달러 환율은 0.0192위안 하락한 7.1311을 기록하고 있다. (오후 12시 54분 기준)
원·엔·위안화 외에도 주요국의 달러화 대비 화폐 가치는 상승세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138달러, 유로화/달러 환율은 1.1235달러를 기록했다. 모두 1년 이내 최고 화폐 가치를 기록하고 있다. 캐나다 달러 가치도 상승세다. 캐나다 달러/달러 환율은 1.3100달러로 지난 7일(1.336달러)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편 달러 가치를 계산하는 '블룸버그 달러 게이지'에 따르면 달러 가치는 2022년 4월 이후 14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 캠페인이 사실상 종료됐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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